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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명 한국구호대 투입 첫날, 구조의 희망을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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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일 튀르키예 안타키아에서 한국 긴급구호대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혔던 아이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튀르키예 안타키아에서 한국 긴급구호대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혔던 아이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강진 피해 지역으로 급파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붕괴된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을 잇따라 구조하고 있다.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72시간)이 지났는데도 무사히 구조돼 희망을 안겼다.

구호대는 9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 주거지의 무너진 5층 건물 사이에서 지진 발생 78시간 만에 40세 마흐멧과 두 살 된 딸 루즈를 구조한 데 이어 30대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고 구호대 관계자가 말했다. 돌쟁이 아기는 구조했으나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대는 10세 여아도 구조했다. 앞서 구호대는 이날 오전 5시쯤 지진 발생 74시간 만에 70대 중반 남성 생존자 한 명을 구조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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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카라만마라슈에서 구조된 18개월 딸을 안고 기뻐하는 남성. 아기는 엄마 모유를 먹고 이틀 넘게 버텼다. [사진 아나돌루통신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일 카라만마라슈에서 구조된 18개월 딸을 안고 기뻐하는 남성. 아기는 엄마 모유를 먹고 이틀 넘게 버텼다. [사진 아나돌루통신 홈페이지 캡처]

전날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국제공항에 도착한 구호대는 튀르키예 측 요청에 따라 안타키아에서 구호 활동을 벌여 왔다. 정부 파견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구호대는 외교부 1명, 국방부 49명, 소방청 62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6명 등 총 118명으로 구성됐다.

한국구호대원으로 튀르키예에 파견된 김혜주 육군 대위. 그는 2020년 대구 동산의료원 코로나19 병동에서 마스크를 오래 쓰고 근무하다 쓸린 콧등에 밴드를 붙이고 환자를 돌봤다. [연합뉴스]

한국구호대원으로 튀르키예에 파견된 김혜주 육군 대위. 그는 2020년 대구 동산의료원 코로나19 병동에서 마스크를 오래 쓰고 근무하다 쓸린 콧등에 밴드를 붙이고 환자를 돌봤다. [연합뉴스]

구호대에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대구·경북 지역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살뜰히 보살폈던 ‘콧등 밴드’ 사진의 주인공 김혜주 육군 대위도 포함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탐색구조팀 중심으로 구호대를 편성해 달라는 튀르키예 정부의 요청에 따라 수색구조 및 응급대응 능력을 갖춘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국군의무사령부 장병들을 선발했는데 여기에 김 대위도 포함됐다. 김 대위는 2020년 3월 국군춘천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중 대구·경북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역 근무를 자원했다. 그는 코로나19 최전선 격리병동에서 환자를 관리하고 회복을 위해 헌신했다. 방호복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해 콧등이 헐어 밴드를 붙이고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던 그의 ‘콧등 밴드’ 사진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줬다.

구호대에는 김 대위를 비롯해 재난 지원 파견 경험이 풍부한 요원들이 포함됐다.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장 김동훈 육군 중령은 아프가니스탄 재건지원단과 필리핀 합동지원단 등 두 차례 파병 경험이 있고 청해부대 코로나 사태 때도 파견된 바 있다. 국군양주병원 진료부장인 김정길 육군 중령도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이란·아프리카 교민 귀국 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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