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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압수수색영장 대면심리, 신중히 검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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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2일 인천시 부평구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인본부 사무실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인천시 부평구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인본부 사무실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 심사 규칙 개정 추진…검찰 강력 반발

시행 서두르지 말고 사회적 공감대 찾아내야

법원행정처가 최근 입법예고한 형사소송 규칙 개정안을 놓고 검찰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을 때 법원이 어떻게 심사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현재는 법원이 서면심사만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한다. 앞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이 직접 관계자를 불러 사정을 들어보는 대면심리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대법원은 다음 달 14일까지 각계 의견을 들은 뒤 오는 6월부터 개정한 규칙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헌법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해 구속이나 체포·압수수색을 할 때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는 영장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구속영장에 대해선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하는 구속적부심이란 제도가 있다. 반면에 압수수색영장은 이런 식의 대면심리 절차가 없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의 대면심리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범죄 수사는 은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수사 밀행성의 원칙을 반대 이유로 든다. 대검찰청은 입장문에서 “(대면심리는) 영장 청구 사실과 내용이 공개돼 수사기밀 유출과 증거인멸 등으로 밀행성을 해치게 된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범죄 대응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수사 관행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복잡한 사건들 중에서 심리 자체는 제한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 사건에나 대면심리를 하는 건 아니란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사건이 대면심리의 대상이 되는 건지 기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압수수색영장의 남발 방지와 수사의 신속성·기밀유지는 모두 중요한 문제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압수수색은 꼭 필요한 경우에 최소한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피의자가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고 범죄 증거를 숨기거나 없애버리는 일이 벌어져서도 안 된다. 법원행정처는 대면심리의 대상을 수사관이나 제보자 등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더라도 제보자 등을 통해 피의자에게 수사 정보가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면심리에 걸린 시간만큼 피의자에게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결국 필요한 과제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자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법원은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정한 시점을 정해 놓고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 일부에서 의심하는 것처럼 특정인 보호나 전관예우 강화의 의도가 숨어 있지 않다는 점도 법원이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