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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깨져 빠진 친구 구하려다...줄줄이 저수지 빠진 중학생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오후 5시27분쯤 충남 119상황실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들이 저수지에서 놀다가 빠졌다. 빨리 좀 와서 구해달라”는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 목소리였다.

지난 8일 오후 5시20분쯤 충남 천안시 성거읍 신월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면서 중학생 3명이 물에 빠지고 1명이 가까스로 얼음 위에 서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지난 8일 오후 5시20분쯤 충남 천안시 성거읍 신월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면서 중학생 3명이 물에 빠지고 1명이 가까스로 얼음 위에 서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사고는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신월저수지에서 발생했다. 아이들이 물에 빠진 건 오후 5시20분쯤인데 차가운 물 속에서 버틴다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충남 119상황실은 사고 발생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천안 직산119안전센터에 출동 지령을 내리고 경찰에도 공조를 요청했다.

119구조대원, 20분만에 4명 무사히 구조

직산119센터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건 신고접수 10분 뒤인 오후 5시37분쯤이었다. 저수지에 빠진 A군(14) 등 남학생 3명이 아슬아슬하게 얼음조각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 저수지는 수심이 2m 정도로 차가운 물 속에서 10분 이상을 버틴다는 게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나머지 1명은 저수지 한가운데 얼음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서 있었다. 움직이다가 자칫 얼음이 깨지기라도 하면 곧바로 물속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들이 빠진 지점은 저수지 가운데로 가장자리와는 15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직산119센터 구조대원들은 자신의 허리에 줄을 감고 구명환(튜브 모양의 구조장비)을 달고 아이들에게 헤엄쳐 갔다. 또 다른 구조대원은 줄을 풀어주고 당기면서 구조를 도왔다. 아이들은 구조대원이 건넨 구명환을 붙잡고 무사히 가장자리로 빠져나왔다.

지난 8일 오후 5시20분쯤 충남 천안시 성거읍 신월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면서 중학생 3명이 물에 빠지고 1명이 가까스로 얼음 위에 서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지난 8일 오후 5시20분쯤 충남 천안시 성거읍 신월저수지에서 얼음이 깨지면서 중학생 3명이 물에 빠지고 1명이 가까스로 얼음 위에 서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그사이 천안서북소방서 구조대가 반대편에서 얼음 위에 남아 있던 나머지 1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얼음이 깨지지 않은 반대쪽 가장자리에서 튜브와 썰매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마지막 1명까지 4명을 모두 구조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얼음 깨지면서 친구 빠지자 줄줄이 사고

119상황실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공이 저수지로 내려가자 1명이 먼저 내려갔다 얼음이 깨지면서 발생했다. 이를 본 3명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저수지로 내려갔다가 얼음이 깨지면서 2명이 다시 빠졌고 나머지 1명은 얼음 위에서 겨우 버텼다. 주변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119에 신고한 뒤 “조그만 기다려, (소방관 아저씨들이) 금방 온대”라며 안심시켰다. 구조된 중학생들은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뒤 치료를 받고 모두 귀가했다.

충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서 요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서 요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김연상 충남소방본부장은 “겨울철 수난사고에 대비해 인명구조 훈련을 진행한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며 “날씨가 풀리는 해빙기에는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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