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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해제 효과에… 30년초과 서울 재건축아파트 거래 증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일대. 이 단지는 부동산 거래가뭄 속에서도 지난달에만 9건이 거래됐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일대. 이 단지는 부동산 거래가뭄 속에서도 지난달에만 9건이 거래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와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지 대책’을 발표한 이후 준공 30년을 초과한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계약일 기준) 거래된 서울 아파트 805건 중 174건(21.6%)이 준공 30년을 초과한 노후 아파트로 조사됐다.

이런 노후 아파트 매매는 작년 대선 전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반짝 늘었으나,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다시 줄었다. 그러다 지난달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책이 발표된 후 거래가 다시 급증한 것이다. 30일간의 실거래 신고 기간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준공 30년 초과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노원 44건, 도봉 22건, 강남 21건, 송파 19건, 양천 15건, 영등포 10건 순으로 많았다. 특히 노원과 도봉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 않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아 상대적으로 거래가 용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단지로 보면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아파트 전용 82.61㎡의 경우 지난달에만 6건이 거래됐으며, 지난달 3일 21억7500만원(1층)에 거래됐던 것이 26일에는 24억7500만원(11층)까지 올랐다. 잠실동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계약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제약이 있지만 최고가(32억7880만원)보다 8억~10억가량 가격이 떨어지자 매수세가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원구 월계동 미성은 7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도 6건이 거래됐다. 부동산R114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최대 수억 원씩 내린 급매물이 늘면서 저점 인식으로 거래에 나선 매수자들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후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 폭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내려, 보합이던 작년 9월 16일 이후 낙폭이 가장 둔화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다 팔린 뒤 일부 매도자가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1·3대책’에 이어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에 따른 안전진단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따라 호가가 다소 오를 경우 추격매수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공급 확대와 노후도시 개선이 기대되는 내용이지만 현재는 공사비 증가와 고금리 등 거시경제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투자는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문제가 있고 공사비 인상으로 추가 분담금도 커지고 있어 조합원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정책, 경기 여건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영향도 리스크로 작용하는 만큼 초기 단계의 재건축 아파트일수록 장기적인 자금계획을 세운 후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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