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값 하락 폭이 6주 만에 다시 커졌다.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31% 내렸다. 전주(-0.25%)보다 낙폭이 커졌다. 지난달 규제지역 해제를 포함한 부동산 대책 발표로 5주 연속 하락 폭이 줄었다가 다시 낙폭이 커진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금리 완화 기조로 매수 문의와 거래량이 소폭 늘었지만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가격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급매 위주의 하락 거래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구에선 강서구(-0.58%)와 금천구(-0.57%), 강동구(-0.48%), 관악구(-0.47%) 등이 많이 내렸다. 강남 3구에서는 서초구(-0.23%)와 강남구(-0.19%)가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72㎡가 이달 초 23억9000만원(3층)에 팔렸다. 한 달 전보다 2억원 이상 내렸고, 지난해 5월 최고가(37억원)와 비교하면 13억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 2일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 84㎡도 한 달 전보다 2억9000만원 내린 9억3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2021년 7월 최고가(16억8000만원)보단 7억원 넘게 내린 가격이다.
경기도(-0.75%)와 인천(-0.51%)도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화성시(-1.51%)와 성남시 분당구(-1.46%), 수원시 영통구(-1.4%), 하남시(-1.37%), 용인시 수지구(-1.18%)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이번 시세 조사는 지난 6일에 이뤄져 7일 공개된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에 따른 기대감은 반영되지 않았다. 전국 아파트값은 0.49%, 지방은 0.4% 각각 내렸다.
반등하는 듯했던 매수 심리도 다시 나빠졌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으로 지난주(66.5)보다 내렸다. 6주 만의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1, 수도권은 67.2로 집계됐다. 지방은 76.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