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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부모 일방의 아이 탈취, 용납해선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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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셸 버니어-토트 미국 국무부 아동문제 특별 보좌관

미셸 버니어-토트 미국 국무부 아동문제 특별 보좌관

필자는 미국 국무부 아동문제 특별보좌관 자격으로 한·미 동맹 70주년을 앞둔 지난해 연말 서울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파트너인 만큼 당시 방문을 통해 아동 보호에 관한 공동의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다양한 사안을 논의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최우선 사안으로 국제아동탈취 피해 부모를 구제하고자 1980년 체결된 ‘국제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헤이그 협약’(헤이그 협약)에 따른 한·미 상호 책임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협약은 부모 일방이 아동을 부당하게 국경 밖으로 데려가거나 해외에 데리고 있는 경우 피해 부모가 아동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민사 절차를 규정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며, 한·미 양국 모두 조인국으로서 국제아동탈취 사건 해결을 위해 상호 협조할 것을 서약한다. 헤이그 협약은 피해 아동의 송환을 위한 사법(私法)상의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부모 어느 일방이 아동 탈취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기능 또한 수행한다.

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한 것은 2013년으로, 미 국무부가 발간한 『2022년도 국제아동탈취 연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당국은 헤이그 협약에 의거한 청구가 접수되었을 시 아동의 소재지 파악을 위해 주기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한국 사법 당국은 통상 헤이그 협약에 의거한 사건 접수 시 협약상의 의무에 따라 아동의 송환을 명령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한국은 협약 불이행 양상을 보이는 국가로 분류되어 있기도 하다. 한·미 간 12개월이 넘도록 계류 중인 사건도 있고, 최장기 계류 사건은 3년이 넘도록 아직도 해결이 요원하다. 한국 법원에서는 피해 아동을 일상거주국(아동이 본래 일상을 보내던 나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신속하고도 일관되게 발부하지만, 이 명령을 실제로 집행하는 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순탄치 못하다. 이러한 장기 미해결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고 아이들이 부모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시금 노력을 배가해 줄 것을 한국 법원 당국에 요청하는 바이다.

2013년 헤이그 협약 가입 당시 한국은 해당 협약의 취지에 동의하는 국가들과 협력하여 국제아동탈취의 해악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피해 아동을 일상거주국으로 신속하게 돌려보낼 절차를 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필자는 한국 당국자들이 국제아동탈취 피해 아동을 송환하는 법원 명령을 신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아이가 한국으로 탈취당한 피해 부모를 만날 때면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사연을 직접 듣곤 한다. 이러한 사건의 피해 부모는 수 차례에 걸친 소송에 몇 년을 매달려야 하는 탓에 고통은 더 깊어 가고, 버틸 여력은 점점 줄어들어 간다. 한·미 법원 및 기타 당국 모두 이미 동의하는 것처럼, 이제 국제아동탈취 피해 아동이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행동할 때다.

미셸 버니어-토트 미국 국무부 아동문제 특별 보좌관

As the U.S. State Department’s Special Advisor on Children’s Issues, I had the opportunity recently to visit Seoul on the eve of the 70th anniversary of bilateral rel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Korea.  Because of our strong partnership and shared values, we were able to reflect on our mutual successes in protecting children and engage on a wide range of issues of importance to both of our nations.  At the forefront of my visit agenda was a discussion on our mutual responsibilities under the 1980 Hague Convention on the Civil Aspects of International Child Abduction, an international treaty that provides a civil remedy for parents to seek the return of a child wrongfully removed or retained by another parent across international borders.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ROK), as parties to the Hague Convention, pledge to cooperate on resolving these cases.  By providing a private legal framework for an abducted child’s return, the Convention can also deter parents from unilaterally removing their children.

The ROK signed on to the Hague Convention in 2013.  According to the State Department’s 2022 Annual Report on International Child Abduction, ROK authorities regularly took appropriate steps to locate children after a Convention application was filed.  On average, it took less than one week to locate a child.  Furthermore, ROK judicial authorities routinely ordered the return of children in Convention cases to their habitual residences in accordance with treaty obligations.

However, the ROK was still listed in that report as a country that demonstrated a pattern of noncompliance.  There are abduction cases between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that have been pending for more than 12 months, and the longest pending case has been unresolved for over three years.  Although ROK courts have been consistent in promptly ordering the return of children to their habitual residence, they continue to falter in actually enforcing these orders.  We ask that Korean court authorities renew their approach to quickly resolving these long-standing cases and reunite children with their left-behind parents.

When it acceded to the Convention in 2013, the ROK expressed its desire to work together with likeminded nations to protect children from the harmful effects of international abduction and to establish procedures to ensure their prompt return to the country of their habitual residence.  Consistent with that expression, I urge our ROK partners to act expeditiously to enforce the ROK court orders for the return of these abducted children to their habitual residence.

When I meet with left-behind parents who have had their children abducted to the ROK, I hear their stories of pain and hope.  These parents spend years in multiple legal proceedings, compounding their misery and draining their resources.  Courts and other authorities in both the ROK and United States agree: it is time to secure the prompt return of these children to their habitual residence.

-Michelle Bernier-Toth, State Department Special Advisor for Children’s Iss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