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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번 연속 야간 열병식 …"김정은 등장곡 울린 뒤 불꽃놀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설일(건군절ㆍ2월 8일)을 75주년을 맞아 야간 열병식을 진행했다. 8일 군 당국은 이날 밤늦게 북한이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북한이 지난해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4월25일)을 기념해 진행한 야간 열병식의 모습. 뉴스1

북한이 지난해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4월25일)을 기념해 진행한 야간 열병식의 모습. 뉴스1

군 당국이 파악한 대로라면 북한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어떤 도발 무기를 새로 공개했는지를 비롯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과 연설 여부 등은 북한이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열병식 관련 소식을 보도한 이후에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 집권 이후 13번째로, 북한은 열병식 상황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12번의 열병식 중 행사를 생중계했던 것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이던 2017년 4월 15일(오전 10시)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2018년 9월 9일(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 이후 지난해 4월 25일(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까지 6번은 열병식을 사후 녹화중계로 공개했다. 같은 패턴이라면 이번 열병식도 9일 오후께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 북한은 올해도 심야 열병식을 했는데, 북한은 2020년 10월 10일(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 5번 연속 야간에 열병식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이 최근 심야 열병식을 하는 것과 관련, 2018년 4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을 준비했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밤에 해야 극적 효과가 연출되니 열병식을 밤에 하라고 (현송월 북한 당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게) 얘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확인되진 않았지만, 김정은은 이번 열병식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번을 제외한 지난 12번의 열병식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던 1번을 제외하고 모두 열병식 현장에 직접 참석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오후 9시쯤부터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이 대중 앞에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이 울린 뒤 불꽃놀이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개연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김정은의 군중 앞에서 연설을 했는지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전 12번의 열병식의 경우 김정은이 직접 연설을 했던 것은 절반이 안 되는 5차례였다.

만약 김정은이 연설을 했다면 핵이나 대적투쟁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직접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내놨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2023년을 전쟁동원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이번 열병식을 통해 관련된 실제 무기를 공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정은은 열병식에 앞선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전쟁준비태세 완비'와 '전투훈련 확대'를 지시했고, 미사일을 전담하는 조직인 미사일총국을 정규편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열병식 직전 사실상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핵탑재가 가능한 초대형 방사포와 스텔스 무인기 등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열병식에서 과거 자신들이 시험한 무기들을 선보여왔다"며 "이번 열병식에서 핵탑재가 가능하다는 새 순항미사일과 600㎜ 초대형 방사포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스텔스 무인기를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밖에 김정은의 딸 김주애의 열병식 참관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부터 김정은의 군 관련 공개행사에 3차례나 동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건군절 기념 경축연회는 사실상 김주애를 부각하기 위한 자리로 평가되기도 했다. 특히 연회에 참석한 이설주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형상화한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이는 김주애가 처음 공식석상에 등장했던 지난해 11월 ICBM 시험발사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군 관련 공개행사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모습"이라며 "열병식 참관 여부도 그의 앞으로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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