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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주의 포기한 다수당의 횡포" 李탄핵안 반발한 용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의회주의 포기이다.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

대통령실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20분 만에 밝힌 공식 입장이다. 입장문은 김은혜 홍보수석이나 이도운 대변인의 명의가 아닌 대통령실 명의로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무위원의 탄핵안이 의결된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대통령실 전체의 입장으로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탄핵안이 가결된 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정사에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진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차관과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업무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과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각각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한 뒤 굳은 얼굴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과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각각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한 뒤 굳은 얼굴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공식 입장문이 배포된 이후 별도의 브리핑을 열고 앞서 공지된 대통령실 명의의 입장문을 재차 읽으며 탄핵안을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무위원의 탄핵은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을 때 추진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장관이 어떠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아직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삼권 분립인데 한 축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한 축에서 바로잡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다른 한 축’은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심리할 헌법재판소를 가리킨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의 위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자리의 모습. 뉴스1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의 위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자리의 모습. 뉴스1

또 다른 대통령실 참모는 이번 탄핵안에 대해 “다수당의 비민주적 횡포로 아직 국회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야당의 정치적 획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탄핵당한 이후의 절차는 국회와 이 장관 개인 간의 법적 분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이 장관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법률적 지원을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국정혼란을 용인하지 않고 탄핵 소추안을 빠른 속도로 종결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탄핵 소추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장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윤 대통령과 가까운 주진우 법률비서관 등 법조계 출신의 실세 차관을 행안부에 새로 임명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일단 부인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실세형 차관이라 딱 짚어 물어보면 현재로써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차관을 중심으로 국정 공백이 없도록 안정되게 행안부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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