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에 차관 대행체제… 행안부 "업무 공백 걱정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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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논의 중인 국회 본회의장. [사진 국회 캡쳐]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논의 중인 국회 본회의장. [사진 국회 캡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자 행안부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남아있음을 의식한듯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업무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날 “애초 발의했던 의원 수가 176명이었다는 점에서, 어차피 재적 의원 과반수(150명) 찬성 시 가결하는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통과가 예상됐다”며 “중요한 것은 헌재 판단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재석 의원 293명 중 179명이 이 장관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혹스럽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솔직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탄핵소추 요건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가능성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공무원으로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챙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큰 동요 없이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상민 장관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점도 복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특수본은 지난달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장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재난안전법상 장관에게 특정 지역의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혹스럽고 무겁지만…큰 동요 없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해 투표 중인 국회의원들. 사진 [국회 캡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해 투표 중인 국회의원들. 사진 [국회 캡쳐]

문제는 헌재가 탄핵 심판을 내릴 때까지 이 장관 직무·권한이 정지된다는 점이다. 국회법 134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이 가결된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내면 법사위원장은 이를 다시 헌법재판소에 전달한다. 헌재가 송달받는 순간 장관 권한은 정지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행안부 업무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행안부는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다.

원론적으로 직무 대행의 권한·범위는 명확하다. 정부조직법 7조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직무대리자는 기관장의 모든 권한을 가지며,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도 진다.

하지만 행안부 내부는 현실적으로 업무 공백을 우려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야 장관 재석 여부를 떠나 공무원은 맡은 바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행안부가 지자체 전체를 조정·조율하고 중앙부처 등 다른 기관과 협의·조정하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많은데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틈이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같은 인파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안부가 올해 본격 추진할 예정이던 국가 안전 시스템 전면 개편 작업도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을 겸직하는 행안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효율적인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추의결서 송달 시 직무·권한 정지

403회 국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제안하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국회 캡쳐]

403회 국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제안하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국회 캡쳐]

이 장관은 복귀하더라도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헌정사상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기존에 발의됐던 장관 탄핵안 3건은 모두 폐기·부결했다. 행안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헌재 판단을 떠나 이번 일이 불명예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장관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성명을 내고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한은 취지에 맞게 행사돼야 한다.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국민 안전 공백 상태가 최소화하기를 기대한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이른 시일 내에 행안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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