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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김나 연대' 들고 반격…안철수는 색깔론에 대응 피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8일 오후 이상민 장관 탄핵결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8일 오후 이상민 장관 탄핵결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 안철수 의원이 8일 당원과의 접촉면을 늘리며 정체성 공세에 ‘로키(low-key)’로 대응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투샷'을 연출한 김기현 의원은 대대적인 캠프 재편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평택갑을·안성 당협위원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당의 화합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정당 대표를 4번 하며 배운 것은 하고 싶은 말의 10분의 1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는 절대로 어떤 사안에 대해 미리 제 의견을 밝히지 않고 갈등을 해소한 후, 상대당을 공격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고 답했다. “요즘 압력, 외풍에 시달려 그런지 얼굴에 검은 그림자가 있다”는 당원의 질문엔 큰소리로 웃어보였다.

안철수 의원이 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영중빌딩에서 열린 평택시을 당원 간담회에서 당원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의원이 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영중빌딩에서 열린 평택시을 당원 간담회에서 당원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안 의원은 이날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느냐’, ‘간첩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느냐’ 등 김 의원과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일절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전날(7일) 페이스북에 “마타도어이며 색깔논쟁”이라고 정의한 뒤 “서울시장 재보궐과 대선 두 번에 걸쳐 정권교체에 모든 걸 바쳤다”고 짧게 대응한 것이 전부다. 대신 이준석 전 대표가 김기현 의원의 과거 ‘햇볕정책 옹호’ 발언을 찾아 공개하는 등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도 (상대방에 대해) 파면 얼마든지 나오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라며 “색깔론은 옳지 않으며 정책 경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엔 이상민 장관 탄핵안 표결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로 향했다. 그는 “제가 사건 초기 이 장관의 사퇴를 요청한 것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이상민 탄핵은 ‘이재명 수호’의 다른 이름이며 (민주당이) 입법독재를 위해 루비콘 강을 건너겠다는 선포”라고 했다.

지난 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안 의원의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및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 사용에 문제를 제기했던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우리도 비판하고 싶어 비판한 게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안 의원에 대해 추가발언을 했냐는 질문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제4기 임원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제4기 임원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의원은 이날 국회서 열린 제4기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전날 나 전 의원과의 회동 관련 “앞으로 나 전 의원과의 만남은 수차례 계속될 것이고 많은 조언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을 돕던 정양석 전 의원과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 등을 캠프 주요 보직으로 영입하며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캠프 조직도 재편했다. 이날 김 의원은 ‘윤석열 신당론’으로 후원회장에서 사퇴한 신평 변호사 자리에 김철수 양지병원 이사장을 위촉했다. 김 이사장은 중앙당 후원회장과 윤 대통령 후보 시절 국민후원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 측 인사인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측 인사인 홍종순·조성호 씨 등을 영입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뒤늦게 레이스에 합류한 뒤 여론조사서 예비경선(컷오프) 기준 4명 안에 들고 있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김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서 “(김 의원과 손을 잡은) 나 전 의원이 굉장히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사실상 압박을 받아 강요받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했다”며 “그렇게 되면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은 안 움직인다. 그런 정도로 김 후보가 조급한 것이고 역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있다. 뉴스1

한편, 대통령실과 안 의원의 갈등이 표면화한 뒤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6~7일 진행된 리얼미터의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에서 김 의원 45.3%, 안 의원 30.4%로 김 의원이 오차범위(±4.9%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반면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4~6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안 의원 35.5%, 김 의원 31.2%로 오차범위(± 2.8%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SBS와 넥스트리서치의 6~7일 조사에서도 안 의원 32.9%, 김 의원 25.6%로 오차범위(±5.6%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현재 국민의힘은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컷오프)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 중이며, 결과는 10일 오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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