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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 송도에 3조원 들여 공장 건설…삼바처럼 날아 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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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롯데가 인천 송도에 3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바이오 산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는 최근 3조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청(IFEZ) 송도국제도시에 대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 의향서를 제출했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머크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이 밀집해 있다.

롯데바이오 5∼7년 안에 IPO 목표

롯데바이오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2030년까지 30억 달러(3조7764억원)를 투자해 36만L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 공장 3개를 포함한 롯데 바이오 캠퍼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원직 롯데바이오 대표는 “인수와 신규건설이라는 두 개의 전략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10년 중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롯데바이오는 올해 하반기 첫 공장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하반기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을 거쳐 2027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34년 3개 공장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출 30억 달러(약 3조7764억원), 영업이익률 35%를 목표로 잡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는 지난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이후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신성장2팀)을 만들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서 근무한 이원직 대표를 영입했다. 5∼7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롯데바이오 기업 공개 일정은 삼성바이오와 유사하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는 5년 뒤인 2016년에 코스피에 상장됐다. 당시 공모가는 13만6000원이다. 최근 주가는 이보다 6배 가량 오른 81만원대에 거래된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바이오·제약 업체로는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률은 32.8%로 롯데가 제시한 사업 목표와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다.

롯데-삼성 영업비밀 침해 의혹 놓고 갈등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약 업체는 신약 개발과 영업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삼성은 주로 글로벌 제약회사 제품을 빠르게 생산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며 “후발 주자인 롯데도 삼성의 전략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4공장(24만L)을 포함해 총 60만4000L로 전 세계 CDMO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사업 초반이지만 롯데는 삼성의 견제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롯데바이오는 삼성바이오 영업비밀을 빼낸 의혹 등으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직원 3명의 회사 컴퓨터 등을 들여다 봤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자사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바이오‧제약 사업 매출 비율이 한국보다 높아 성장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며 “대학에서 전문 인력을 더욱 많이 키우고 신약 개발 능력도 높여야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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