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388점…'스코어링 킹' 르브론, '스카이 훅' 압둘 자바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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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 LA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왼쪽)가 카림 압둘 자바(오른쪽)가 보유했던 NBA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AP=연합뉴스

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전. 3쿼터 10.9초를 남기고 LA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39·미국)가 포스트업 후 페이드어웨이 슛을 쐈다. 공이 림을 깨끗이 통과하자 제임스가 두 팔을 들고 코트를 가로 질렀다.

3만8388점. 제임스가 카림 압둘 자바(76)가 보유했던 NBA 개인 통산 최다득점(3만8387점)을 경신한 순간이었다. 앞서 1984년 시그니처인 ‘스카이 훅’으로 윌트 체임벌린의 최다득점을 갈아 치웠던 압둘 자바는 이날 관중석에서 39년 만에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걸 직관했다.

대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압둘 자바가 코트 중앙에 나와 제임스에게 기념 농구공을 건넸다. 제임스는 감격스러운듯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제임스는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압둘 자바의 기록을 깼다. AP=연합뉴스

제임스는 대기록 경신까지 36점이 필요했다. 올 시즌 평균 30점을 기록 중인 제임스는 수치상으로는 10일 밀워키 벅스전에야 경신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제임스는 ‘38388’이 새겨진 헤드폰을 쓰고 나와 워밍엄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쿼터에 얼굴을 맞아 코트에 쓰러지기도 했던 제임스는 유로스텝이 이은 앤드원 플레이 등으로 8점을 올렸다. 2쿼터까지 20점을 몰아쳤다. 3쿼터에 연이어 3점슛을 꽂은 데 대기록을 달성했다. 제임스가

제임스는 “20년간 함께 달려와 준 모든 이들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절친 드웨인 웨이드, 배우 덴젤 워싱턴, 래퍼 제이 지 등 셀럽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래퍼 드레이크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NBA 인스타그램은 제임스 별명인 ‘킹’과 ‘스콜피온 킹’에 빗대 ‘20시즌, 1410경기, 38388점, Scoring King(스코어링 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NBA 인스타그램은 제임스 별명인 ‘킹’과 ‘스콜피온 킹’에 빗대 ‘20시즌, 1410경기, 38388점, Scoring King(스코어링 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사진 NBA 인스타그램

2003년 NBA에 데뷔한 제임스는 ‘전 구단 상대 40점 이상’, ‘3만 득점-1만 리바운드-1만 어시스트’ 등 최초 기록들을 여럿 달성했다. 이날 비록 팀을 졌지만 38점을 추가한 제임스의 통산 득점은 3만8390점이 됐다. 불혹을 앞뒀지만 앞으로 2~3시즌은 거뜬히 뛸 기세라서 1610점 남은 4만 득점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제임스가 두 아들 브로니와 브라이스, 딸 쥬리, 아내와 어머니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제임스의 최종 목표는 NBA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아들 브로니 제임스(19)와 같은 팀에서 뛰는 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캐니언 고등학교에서 슈팅가드로 활약 중인 브로니는 최근 ‘맥도널드 올 아메리칸 게임 멤버(전미 고교 졸업반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날 아빠의 대기록을 현장에서 지켜본 브로니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NBA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할 전망이다. 작년 8월 LA레이커스와 2024~25시즌까지 2년 연장계약을 맺었던 제임스는 앞서 “내 마지막 시즌은 아들과 함께 뛸 것이다. 브로니가 어디에 있든 나도 거기에 있을 것이며, 그때가 되면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