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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으로 지휘관을…" 우크라 드론에 딱 걸린 '러 군기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와 전투에 참가 중인 러시아 용병들이 상관을 집단 폭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와그너 그룹 용병들의 군기 문란 행위가 담긴 영상이 우크라이나 세네카 특수부대 소속 드론 부대에 의해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와그너 그룹 용병들이 다친 지휘관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창고 뒤로 끌고 가고 있다. 캡처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연합뉴스

와그너 그룹 용병들이 다친 지휘관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창고 뒤로 끌고 가고 있다. 캡처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연합뉴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엔 러시아 와그너 그룹 소속 용병 4명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의 한 주택가에서 다친 지휘관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창고 건물 뒤로 옮긴 뒤에 삽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반복해서 폭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폭행당한 지휘관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두고 가디언은 용병들의 사기 저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와그너 용병들이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병들이 진격하지 못할 경우 처형당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받고, 실제로 처형당한 뒤에 시신이 버려지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와그너 그룹에서 탈주한 전직 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와그너 그룹 상층부가 사기가 떨어진 용병들을 공포로 다스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현장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그는 "그들은 싸우길 원치 않는 이들을 둘러싸고 신병들의 눈앞에서 총살했다. 전투를 거부한 죄수 두 명을 모두의 앞에서 사살하고 훈련병들이 파낸 참호 안에 매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와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요리사 출신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4년 설립했다. 시리아와 아프리카 등 러시아가 개입한 분쟁 지역에 용병을 보내 악명을 떨쳤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을 위해 용병들을 수도 키이우에 침투시키는 등 전쟁 초기부터 깊이 개입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할 병사를 구하기 위해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 중인 범죄자 등을 모집해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의회는 와그너 그룹을 국제 범죄 조직으로 지정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에 따르면 최근 와그너 용병 부대는 러시아군 공수부대와 함께 바흐무트 북부에 있는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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