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서 키운 투뿔 꽃등심, 치킨 튀기는 로봇…돈 되는 이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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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줄기세포로 키운 인공 꽃등심을 배달 로봇이 집 앞으로 갖다 주고, 요리 로봇이 ‘미디엄 레어’로 척척 구워 대령하는 세상. 푸드테크(Food Tech) 전성시대에 우리 식탁은 어떻게 바뀔까요. 팩플 오리지널은 국내외 혁신기업의 전략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미래검증 보고서’입니다. 다음 콘텐트는 택시 너머 카카오모빌리티(카모)의 미래를 해부합니다.

푸드테크의 미래

숫자는 푸드테크 전성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2203억 달러(약 271조원)였던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027년 3425억 달러(약 432조원) 규모로 성장합니다. 미식의 기술이 ‘식품 공장’을 벗어나 로봇·인공지능(AI)·바이오 기술과 종횡으로 만나고 있기 때문이죠.

푸드테크는 ▶농산물 재배 ▶식재료 생산 ▶식품 제조·유통 ▶소비까지 4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첨단 IT기술로 농사를 짓는 스마트팜 등 애그테크(Ag-Tech) 분야죠. 이어 소·돼지·닭·어패류 등 식재료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거나 식물성 고기 등 대체 식품은 푸드테크계의 유망주입니다. 로봇이 음식을 조리해 배달도 해주는 시대가 다음 단계죠. 마지막으로 AI(인공지능)가 소비자의 나이·건강상태에 맞도록 맞춤형 음식을 만들어 배달해 주는 ‘케어푸드’ 서비스죠. 국내 싱크탱크 GS&J가 추정한 2020년 세계 푸드테크 시장(5542억 달러) 중 33.4%(1848억 달러)가 케어푸드랍니다.

푸드테크 시장이 커진 건 과거 대형 식품 제조사가 주도하던 시장 판도가 AI·로봇·빅데이터 기술과 접목하며 소비자 중심 서비스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조리로봇을 사용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롸버트치킨’을 운영하는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중앙일보에 “로봇을 공장이 아닌 서비스 산업에 쓴다는 관점의 변화가 (푸드테크) 시장이 커진 계기”라고 말했습니다.

푸드테크, 기후위기 시대 맞아 전성기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1년 푸드테크는 코로나19와 기후 위기라는 변수까지 더해 역대급 전성기를 맞습니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애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농업·푸드테크 관련 글로벌 투자액은 2020년 261억 달러(약 32조원)에서 2021년 517억 달러(약 63조원)로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죠.

비대면 국면에 가장 돈이 많이 몰린 곳은 온라인 식료품 판매 및 배달 부문입니다. 애그펀더에 따르면 이 분야 투자액은 2020년 51억 달러(약 6조원)에서 이듬해에 185억 달러(약 22조원)로 급증합니다. 전체 농업·푸드테크 관련 투자의 3분의 1이 몰렸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체육이 각광받으면서 떠오르는 스타는 ‘실험실 고기(lab-meat)’ 배양육입니다. 지금은 여명 단계지만 스태티스타는 2030년 전체 육류 소비의 10%, 2040년에는 35%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팜도 꾸준히 크는 중입니다. 비닐하우스에 ICT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을 넘어, 인공 태양광과 자동 급수 장치를 활용하는 ‘밀폐형 스마트팜’이 속속 생겨납니다.

최근엔 대체 식품 개발법으로 정밀발효(fermentation) 기술도 주목받습니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퍼펙트데이는 정밀발효를 통해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냈죠. SK㈜가 투자한 곳입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글로벌 기업만 있냐고요? 한국에도 K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기준 93개 있습니다. 미국(4044개), 영국(1082개) 등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눈여겨볼 플레이어들이 속속 생깁니다.

대체 식품 분야에선 슬라이스 형태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한 지구인컴퍼니, 대체 단백질 브랜드 ‘이노센트’를 판매 중인 인테이크, 배양육 개발업체인 티센바이오팜 등이 주목받습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푸드 로봇 분야 로보아르테는 반죽부터 튀기는 과정을 자동화한 치킨 조리로봇을 개발, 전국 8개 매장에서 프랜차이즈 ‘롸버트치킨’을 운영 중입니다. 뉴빌리티는 도심형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개발해 실증을 진행 중입니다.

유통에선 마켓보로가 식자재 유통상과 식당을 이어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고 모듈형 스마트팜 ‘큐브’를 개발한 엔씽은 지난 16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 경제사절단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죠.

배양육, 아직은 비싸 “정부 뒷받침 필요”

업계 선두주자들이 꼽는 ‘넥스트 스텝’은 가격을 낮추는 기술력, 대량 생산 설비 등 숙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퓨처미트는 배양육 닭가슴살 생산 단가를 파운드(453g)당 7.7달러까지 낮췄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일반 닭고기 값(파운드당 1.79달러)보다는 비싸기 때문이죠. 그래서 업계에선 “푸드테크 시장을 키우려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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