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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성과주의" 내세운 尹…정부개혁 시작은 '연봉상한 폐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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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공직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공직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유연한 인사시스템과 파격적인 성과주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공직 사회를 일 잘하는 ‘애자일(agile·민첩한) 정부’로 탈바꿈하겠다며 언급한 두 개의 핵심 키워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간 수준의 유연한 인사 시스템과 파격적인 성과주의를 도입해서 활력이 넘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된다.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맞춰 대통령실은 기존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 정부 개혁을 더한 ‘3+1 개혁안’을 공개했다. 정부 개혁안엔 ▶민첩·유연한 정부 ▶형식주의 타파 ▶성과주의 확산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정부 개혁을 3대 개혁과 함께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파격적 보상의 구체적 방안으로 연봉 상한제 폐지가 검토되고 있다. 신설을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 등 일부 부처에 자타공인 전문가를 영입하려면 민간에 준하는 수준의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성과급 및 연봉제 확대와 승진 연한 축소 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S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원전과 방산 등 수출분야 육성과 우주경제·양자 등 핵심기술 확보, 지방시대 추진 등이 포함된 20개 중점 추진과제도 국무회의에서 공개했다.

윤 대통령이 정부 개혁에 팔을 걷어붙인 건 공급망 중심으로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을 뒷받침할 국내 제도가 뒤처졌다는 문제의식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사회를 떠나는 것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성과를 언급하며 “경제 외교를 뒷받침하는 길은 대한민국을 최고의 혁신 허브로 만들고, 우리의 모든 제도를 선진국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또 “반도체 공장을 하나 짓는데 우리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사례를 통해 공직사회의 느슨한 보신주의를 비판한 것이다.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머릿속으로 계획할 단계는 지났다”며 “국민이 절실하게 느끼는 타깃을 정해 역량을 집중하여,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실행하여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든 셈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뒤 MZ세대 공무원 70여명을 포함해 150여명의 공무원과 함께 ‘대통령과의 대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검찰 공무원 출신이기도 한 윤 대통령은 “26년 간 공직 생활을 한 선배로서 공무원의 고충을 잘 알고 있고, 직업공무원의 오랜 경험과 과학·상식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1호 영업사원’으로 글로벌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밝혀달라는 질의에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더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정부가 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대전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원을 방문해 지역의 혁신 기업가들을 만났다. 장애인을 위한 AI 민원안내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조금 전 국무회의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했는데 이것은 여러분 같은 혁신기업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최고의 혁신 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정을 이념이 아니라 과학에 맞출 때 우리 기업도 세계 기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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