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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의 관료적 권위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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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퇴진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경기도의원),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국회의원), 천하람 당대표 후보(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전 최고위원). (공동취재) 2023.2.6/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퇴진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경기도의원),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국회의원), 천하람 당대표 후보(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전 최고위원). (공동취재) 2023.2.6/뉴스1

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1등으로 달리자 대통령이 직접 공격에 나선 모양입니다. 유승민과 나경원을 배제하는 과정에선 직접 등장하지 않았는데, 사정이 급해졌나 봅니다.

2. 그런데 대통령의 육성으로 전해진 발언이 극강을 치닫습니다.

(안철수의 윤핵관 비판에 대해)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

(안철수의 윤안연대 주장에 대해) ‘무례의 극치.’

(안철수의 ‘신영복 존경’관련) ‘이념 정체성이 없다.’

3. 나름의 논리는 있습니다.

윤핵관 주장은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행위’이기에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적’이 됩니다.

윤안연대는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발상’이라 ‘무례’입니다.
공산주의자(신영복)를 존경한다는 것은 보수정당과 맞지 않기에 ‘이념 정체성의 혼란’에 해당됩니다.

4. 그러나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윤핵관은 실체가 없지 않습니다. ‘윤핵관 문제’를 시정하지 않고 ‘윤핵관’이란 말을 쓰지 못하게하는 꼴입니다.

윤안연대가 부적절한 표현이긴 하지만, 대통령은 스스로 전당대회에 뛰어들었습니다. 안철수가 끌어들인게 아니라.

5. 신영복은 이념적으로 첨예한 논란대상입니다.
그는 1968년 북한과 내통한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 선고받았기에 공산주의자 맞습니다. 그런데 1988년 사상전향서를 쓰고 풀려났습니다. 풀려난 이후 ‘사상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파에선 신영복을 공산주의 중에서도 ‘김일성주의자’로 꼽습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신영복을 존경하는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라 말한 것이 바로 그 맥락입니다.
그러나 좌파에선 신영복이 고문조작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통혁당 주범과 만난 적은 있지만 통혁당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동양고전ㆍ서예에 출중했던 그를 ‘사상가’라 부릅니다.
안철수가 2016년 조문하면서 ‘위대한 지식인’이라 말했습니다. 안철수는 당시 발언에 대해 ‘신영복을 잘 모르던 상황에서 한 얘기’라고 한발 뺐습니다.

6. 윤석열의 육성에선 정치관이 드러납니다.
절대복종을 요구하고, 불복에 진노하는 제왕적 권위의식이 엿보입니다. 국정 효율성이란 이름 아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관료적 권위주의도 느껴집니다. 너무 올드합니다.
〈칼럼니스트〉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