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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물가둔화에 웃다 고용에 화들짝…원화값 23원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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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6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2.21포인트(1.70%) 내린 2438.19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3.4원 내린 1252.8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6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2.21포인트(1.70%) 내린 2438.19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3.4원 내린 1252.8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의 긴축 종료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환율이 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2일 장중 한때 1210원대까지 상승(환율은 하락)했던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6일 1250원대에 마감하며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단하기 힘들고,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3일)보다 23.4원 내린(환율은 상승) 1252.8원에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지난 2일 장중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1216.4원까지 올랐으나, 불과 2거래일 만에 30원 이상 급락하는 등 큰 변동 폭을 보이고 있다. 달러는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3선에서 거래됐는데, 이는 2일(현지시간)보다 1.4% 오른 수치다.

시장에선 지난주까지만 해도 ‘킹달러(달러 초강세) 시대’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미국이 올해 내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면서 달러값은 내림세를 유지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러나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이런 분위기를 뒤집었다. 미 고용부 발표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는 51만7000개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7000개)의 3배에 육박했다. 실업률도 3.4%로 떨어져 54년 만에 최저치였다. 고용시장 강세가 계속되면 노동자 임금이 오르고 소비가 늘면서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결국 Fed의 긴축 종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다시 힘을 받았다.

이날 원화뿐 아니라 한국 증시가 크게 밀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1포인트(1.7%) 하락한 2438.19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3.45%)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내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향후 2~3회 인상 후 마무리할 것으로 봤던 Fed의 금리 사이클에 대해 시장이 근본적인 의구심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위험 선호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외환시장이 수시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당장 미국의 1월 근원개인소비지출(PCE), 2월 근원소비자물가(CPI), 2월 고용 동향 등 미 Fed가 주시하는 굵직한 발표가 남아 있다. 지표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미 경기에 대한 판단이 바뀔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값이 상반기엔 하락하고, 하반기부터 상승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한다. Fed의 최종금리 수준이 확인되고, 중국 경제가 본격 회복세를 타게 되면 원화가치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오른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달러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 움직임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차츰 한국의 경기·수출이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원화가치도 강세 흐름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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