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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安에 “공산주의자 신영복 존경” 색깔론 편 친윤계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무례의 극치”라고 비판을 받은 안철수 의원이 6일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만 소화한 뒤 독거노인 무료배식 봉사와 TV 출연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안철수 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정국 구상을 위한 숨 고르기”라며 “경선이 과열된 상황에서 정책 비전 대결을 위한 구상을 더 세부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안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일정은 소화했다고 한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을 일대일로 만나서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측근과는 전당대회 전략을 상의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동작구문화원에서 열린 동작구갑 당협 당원 대회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동작구문화원에서 열린 동작구갑 당협 당원 대회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안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윤안 연대는)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도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 쓰지 않기로 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안 의원 측 내부에선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안철수계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문병호 전 의원은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고, 현 정권에 협력하고, 앞으로도 뒷받침하겠다는데 이제 와서 ‘당신은 안 된다’는 것은 토사구팽”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 기류도 읽힌다. “윤심이 100% 김기현 의원에게 있다”(박수영 의원)라거나 “(김 의원은)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후보”(이철규 의원)라는 공개 발언에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이 별다른 조치를 안 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정 위원장은 전날 “윤안 연대라는 표현은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간신배니 윤핵관이니 조롱조의 언사를 일삼는 것은 사실상 대통령에게 침 튀기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사무소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방문을 받고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사무소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방문을 받고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계는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의원은 (민주노총) 언론노조를 지속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고자 한다면 언론노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도 이날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꾸 대통령을 경선판에 끌어들이고 있어 그걸 하지 말라는 게 무슨 당무 개입이냐”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개입은 공직선거법에 따라서 실시되는 선거(에만 해당한다)”며 “전당대회는 선관위가 주관하지 않는 정당 행사여서 선거 개입은 명백히 아니다”고 했다. 당무 개입 논란에 대해선 “특정 후보가 윤 대통령과 연대 얘기하는데 그 연대가 없지 않냐”며 “당무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관계, 팩트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천하람(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핵관' 규탄 관련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천하람(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핵관' 규탄 관련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한편 김기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구애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자택을 방문한 데 이어 5일엔 휴가지인 강원도 강릉까지 찾아 나 전 의원에게 협조를 구했다. 6일엔 초선 의원 9명이 나 전 의원의 서울 동작을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성민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두문불출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은 지난달 17일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는데, 6일 나 전 의원을 찾은 9명도 해당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었다. 이날 나 전 의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에 이준석계는 친윤계에 날을 세웠다. 대표 경선에 나선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오염시키는 윤핵관이 1차 퇴출 대상”이라고 공세를 편 데 이어 이날 오후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간신배 윤핵관의 퇴진 도우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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