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에서 하루 수십명씩 굶어죽어...식량난 심각한 수준"

북한 최대 도시 중 하나인 개성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해 12월 다음 해 농사를 준비 중인 평안남도 숙천군 채령농장 근로자들의 사진을 실었다. 사진에서 농업근로자들은 거름을 생산하고 있다. 뉴스1

6일 연합뉴스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개성에서 식량난으로 하루 수십 명의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량난에 최근 강추위까지 겹쳐 생활고가 심해지자 자살자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개성이 북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은 주민들이 사는 ‘특별시·부촌’이란 점을 감안하면 북한 전역에서 식량난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개성의 비상 상황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중순 특별 보고를 받고 고위 간부를 현지에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차 파견 후 개성시에 ‘2월부터 식량을 국정 가격의 절반으로 배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2차 파견 과정에서 민심이 더 악화한 것을 파악하고 ‘(반값이 아닌) 무상 배급하라’고 결정을 변경했다.

북한은 또 개성에서 실시한 무상배급 이후 부족해진 전체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배급한 식량 중 일부를 반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북한 매체에서는 ‘애국미 헌납운동’에 대한 언급이 늘었는데 농민들에게 식량을 헌납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정치국회의가 지난 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는 "당면한 농사 문제와 농업 발전의 전망 목표들에 대한 토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1

북한은 이달 하순에도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을 예고하고 농사 대책을 ‘절박한 초미의 과제’로 지칭했다. 당 전원회의는 보통 매년 1~2차례 정도 여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 연말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열게 됐다. 그만큼 북한 내에서 식량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단 평이 나온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해 말 장마당을 배제한 채 곡물의 생산·유통을 직접 통제하는 ‘신양곡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식량 조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 발표를 인용해 전년도 식량 생산량은 2022년도 451만t이었고, 2021년에는 469만t이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식량 생산량은 전년보다 3.8%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