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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가 버거를? 동원, 맥도날드 인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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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동원산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한다.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맥도날드를 앞세워 외식·유통 부문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잠정 결정하고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지난주 1차 실사를 마쳤으며 가격과 향후 운영방식 등 세부 조건을 두고 실무 협상을 가졌다”고 밝혔다. 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이지만, 최종 성사 금액은 이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동원산업의 이번 맥도날드 인수 참여는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이뤄진 첫 대규모 투자 결정이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해 그룹 지주회사가 됐다. 이렇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액면 분할로 유동 자금을 확보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었다.

동원은 그동안 식품·포장·물류 등을 성장축으로 삼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펼쳐왔다. 미국 참치 통조림 업체 스타키스트(2008년), 대한은박지(2012년), 테크팩솔루션(2014년), 동부익스프레스(2017년)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번 한국맥도날드 인수에서 핵심은 수익성 확보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3년 연속 적자 상태다. 2021년엔 국내 진출 이래 최대인 867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의 자체 물류 시스템과 조달 능력을 활용하면 생산·운영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원산업은 2017년 부산신항에서 항만하역사업을 하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 창고기업 BIDC까지 흡수하며 물류 경쟁력을 키웠다. 식품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동원F&B의 자회사 동원홈푸드는 조미식품 제조, 식자재 유통, 외식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동원은 국내 최대 축산 도매 온라인몰인 ‘금천미트’, 축산물 가공 기업 ‘세중’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2018년엔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비욘드버거·비욘드소시지·비욘드비프 등 3종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맥도날드가 적자 상태지만 매출은 성장세”라며 “동원그룹과 시너지를 활용해 운영비용을 최대한 줄여 흑자 전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맥도날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외부 전문기관과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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