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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테니스 대역전극, 데이비스컵 16강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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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에서 강호 벨기에를 물리친 뒤 얼싸안고 기뻐하는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 선수들. 전날 2패를 당한 한국은 이날 3연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뉴스1]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에서 강호 벨기에를 물리친 뒤 얼싸안고 기뻐하는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 선수들. 전날 2패를 당한 한국은 이날 3연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뉴스1]

한국 남자 테니스가 벨기에를 상대로 2패 뒤 3연승을 거두는 대역전드라마를 완성하며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파이널스(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23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4단 1복식) 이틀째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전날 권순우(26·세계랭킹 61위)와 홍성찬(26·237위)이 출전한 1·2단식에서 연달아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이날 복식과 3·4단식을 모두 쓸어 담으며 기사회생했다. 한국이 이긴 3경기 모두 상위 랭커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한국은 2년 연속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 진출했다. 한국이 이 대회 16강에 이름을 올린 건 총 네 차례(1981·87·2007·22)지만, 두 대회 연속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조별리그는 9월 열린다.

전날 완패해 한 경기만 패해도 탈락하는 한국은 배수의 진을 쳤다. 선수들은 비장한 얼굴로 코트에 들어섰다. 필승을 다짐하는 마음가짐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첫 경기였던 복식에 출전한 송민규(33·복식 147위)-남지성(30·복식 152위) 조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요란 블리겐(복식 53위)-잔더 질(복식 55위) 조를 2-0(7-6〈7-3〉 7-6〈7-5〉)으로 물리쳤다. 1·2세트 연속 타이 브레이크 접전이 펼쳐졌는데,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이어 열린 3단식에서는 한국의 간판 권순우가 하루 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권순우는 벨기에의 에이스 다비드 고팽(41위)에게 2-1(3-6 6-1 6-3)로 역전승을 거둬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고팽은 2017년 세계 7위까지 올랐고, 메이저 대회 단식 8강에도 네 차례나 진출한 톱 랭커다. 권순우는 2세트부터 특유의 드롭샷으로 고팽을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고팽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자 않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 4단식 분위기도 비슷했다. 홍성찬이 벨기에의 지주 베리스(115위)를 2-0(6-3 7-6〈7-4〉)으로 제압하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권순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제 2패를 당했지만 '(송민규·남지성) 형들이 복식을 이겨주면 내가 고팽을 잡겠다'고 얘기했다"고 팀 분위기를 전하며 "2세트부터 그런 생각을 하며 즐기려고 한 것이 잘 풀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권순우가 내건 다음 목표는 세계 16강에 해당하는 파이널스 진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8강, 4강이다. 권순우는 "(16강에) 막상 뛰어보니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며 "앞으로 16강 이후 8강, 4강에 가는 목표를 잡고 싶다. 팀이 모두 한마음 한뜻이어서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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