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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운반·저장 난제 해결, 암모니아 이젠 귀한 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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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트랙터. [사진 존 디어]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트랙터. [사진 존 디어]

“삼성이 돈 냄새를 맡았다”

청정에너지 사업을 하는 A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삼성 건설 계열사들이 청정암모니아와 수소 인프라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서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랫동안 수소경제의 가능성을 타진한 삼성이 ‘암모니아’의 경제성에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비료 원료 정도로 여겨졌던 암모니아가 미래 청정에너지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질소비료의 원료로 오랫동안 생산됐지만 최근 수소 운송과 저장, 혼소(混焼)발전 등 수소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할 지름길로 여겨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가 지지부진했던 수소경제를 앞당길 열쇠로 꼽히는 건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수소의 운반과 저장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체 상태의 수소는 부피가 너무 커 액화수소 형태로 운송하는데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수소 생산보다 비용이 더 든다. 하지만 액화 암모니아는 영하 33도면 가능하고 1년 이상 저장할 수도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혼소발전 역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암모니아를 석탄과 함께 태우는 암모니아 혼소발전도 가능하고, 수소로 바꿔 LNG 발전에 사용해도 된다. 한국은 2030년까지 암모니아·수소 혼소발전 비중을 2.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암모니아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차에 들어갈 수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암모니아 분해기술을 개발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20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암모니아를 광(光)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혼소발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돋보인다. 수소혼소발전을 위한 가스터빈 개발과 복합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제철 과정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SK그룹 역시 SK에코플랜트·SK E&S·SK가스 등이 청정암모니아·수소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기술에도 투자한다.

정운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 목표가 앞당겨지면서 수소를 운송하고 저장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술로 암모니아가 떠오르고 있다”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를 싸게 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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