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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시대…주요국 ‘백신 접종 정례화’ 후속 보도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제34회 중앙일보 독자위원회(위원장 김준영 전 성균관대 이사장)이 지난 31일 열렸다. 위원들은 대면 또는 서면을 통해 1월 한 달 동안 지면에 담겼던 신년 기획, 난방비 폭탄, 강제징용 해법, 코로나19 마스크 규제 완화, 주 52시간 근로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제시했다.

박인휘

박인휘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1월 17일과 18일 자에 실린 “공관 대수술, 그 후” 신년 기획은 국민 세금을 아끼고 국가 자원의 낭비를 없애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장은 물론 교육감들의 공관 사용을 집중 조명한 좋은 기사였다. 향후 어떻게 최종 처리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보도해줬으면 좋겠다. 31일 자 8면에 “한국 자체 핵 개발 여론조사” 기사에서 핵 보유를 시도하는 국가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제재에 대한 언급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임유진

임유진

▶임유진 강원대 교수=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어떤 선거제도도 장·단점이 있다. 소선거구제의 승자 독식체계가 거대 양당 체제를 가져왔지만, 중대선거구제의 경우 유신 시절과 전두환 정부에서 이를 시행한 경험이 있는데 당시 여야 동반 당선이라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소선거구제로 개편한 것이다. 유권자들의 바른 판단을 위해 각 선거제도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지면에 반영됐으면 좋겠고 정파에 따라 선호가 다른 만큼 중앙일보가 균형된 시각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1월 2일 자 신년 기획 “에너지 과소비 스톱”은 에너지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처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기사에서 소개한 해외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철호

지철호

▶지철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6일과 27일 자 1면에 난방비 폭탄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27일 자 1면 “식당 한 달 가스료가 75만원, 한파보다 계량기가 더 무섭다” 기사는 제목도 잘 뽑았지만, 사진도 돋보였다. 앞으로도 경제위기를 실감 나게 시각화한 기사가 더 많이, 더 자주 1면에 다뤄졌으면 좋겠다. 1월에 17일 자 10면 “1층에만 카페 4개, 한잔 1300원 코피 터지는 커피 전쟁” 등 자영업 한파 기사를 많이 실었다. 다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자영업 실패 사례가 많지만, 성공 사례도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자영업에 뛰어들 때 무엇을 주의하고, 어떻게 창업해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자영업을 준비하는 분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다뤘으면 좋겠다.

이영주

이영주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1월 30일 자 4면 “가스요금 감면 몰라서…41만 가구 신청 안 해 못 받았다” 기사는 정부가 취약계층 대책을 마련했지만, 과연 대상자들이 권리를 잘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던 차에 나온 적절한 기사였다. 앞으로도 복지 신청주의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으면 좋겠다. 3일 자 14면과 4일 자 8면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이틀 연속 다룬 후 후속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독자위에서도 지하철 파업과 관련해 구조적 해법에 관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전장연 시위 사태와 관련해서도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3일 자 경제 1면 “나 홀로 실업자 증가, 20대는 더 춥다”, 경제 2면 “블라인드로 신입 뽑았는데 나이 물어보니 40대 후반” 기사는 조금 불편했다. 기사 내용은 대체로 편향되지 않았으나 제목이나 시각적 측면에서 안 그래도 심각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취업과 관련해 세대 간 상생을 도모하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심재웅

심재웅

▶심재웅 숙명여대 교수=신년 기획 가운데 12일 자부터 3일 연속 보도한 “이젠 뉴 애치슨라인 시대” 기사는 2017년과 지난 3년간 한·미·일·중 4개국 824개 언론매체가 보도한 550만 건의 기사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거시적 맥락에서 핵심 내용을 발견해내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대표 사례라고 평가할 만하다. 저널리즘의 기본적 역할은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견제다. 기사에 대해 권력이 불편할수록 민주주의는 발전한다. 2일 자 3면 대통령 신년사 관련 기사는 경제, 개혁, 자유, 법치, 연대 등 주요 용어가 몇 번 언급됐는지 등 내용만 충실히 요약하고 있어 대통령의 훈시를 전달받은 느낌을 받았다. 또 13일과 14일 자에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해법 기사를 1면에 비중 있게 다뤘는데 대부분 정부 해법과 일본 정부 인사의 발언만 소개됐다. 지원재단을 통한 변제 방식에 대한 평가나 문제 제기 없이 이를 당연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독자위원회

독자위원회

정부 정책에 대한 여러 보도에서 전임 정부를 자주 소환하는데 이는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 형성을 방해하고 편 가르기 행태로 발전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자제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9일 자 10면 “대북 무인기 사업, 문 정부 때 묵살됐다” 기사의 경우 근본 원인은 군의 공조 체제가 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김준영

김준영

▶김준영 전 성균관대 이사장=대개 언론은 문제점을 보도한 후 후속 상황을 챙기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공관 대수술이나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에 대해 중앙일보는 지속적으로 팔로우업을 해 제도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지난 1월 중앙일보 1~10면 기사를 전반적으로 체크해봤는데 가장 많은 기사가 정치, 정치인 수사, 북한과 외교, 집값과 부동산 기사였다. 정치 기사는 비중이 좀 과하지 않나 싶고, 정치인 수사 기사는 지금은 수사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다루고, 실제 팩트가 확인될 때 크게 다루면 좋겠다. 이에 비해 올해 경제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데 경제 기사를 1면에 다루는 경우가 좀 드물었다. 물가·금리·고용 등 국민에게 와 닿는 문제는 좀 더 비중 있게, 자주 종합면에서 다뤄줬으면 좋겠다.

홍지혜

홍지혜

▶홍지혜 오픈갤러리 디렉터=9일 자 1면 ‘전세보증금 미반환 41%가 화곡동’, 10일 자 6면 ‘빌라왕은 바지사장, 전세 사기 주도한 분양업체 잡았다’ 등 무주택 서민들의 삶 전체를 흔드는 전세 사기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뤄서 좋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3일 자 16면 “대통령 연하장 채운 칠곡할매 글씨”와 관련, 2023년 대통령실 연하장에 한글을 막 배운 할머니 글씨체를 넣은 것은 의미 있는 시도였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는 연하장의 디자인 표절 이슈가 뜨거운 감자였다. 이를 다루지 않고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글씨체 차용만을 다룬 것은 권력에 순응하는 듯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정진욱

정진욱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19일 자 1면 “자녀 학비 벌려 더 일한 직원들, 이젠 불법이라니” 기사는 소규모 생계형 기업과 중기업을 운영하는 회사와 소속 직원들이 느끼는 불합리성과 불안감을 잘 전달한 기사다. 20일 자 경제 3면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의혹 또 터졌다” 기사와 관련, 이런 의혹들은 항상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후속 기사를 통해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후 처리가 어떻게 됐는지,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적용할만한 좋은 협력 케이스는 없는지, 이런 분쟁을 사전에 막을 방안은 없는지 등을 다뤄주기를 기대한다. 20일 자 12면 “고소득자끼리 결혼, 한국이 가장 덜해” 기사는 흥미로운 기사였다. 다만, 기사에서 다룬 통계가 과연 부모들의 재력까지 고려해 산정된 것인지는 의문이 생긴다.

전병률

전병률

▶전병률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장=27일 자 8면 “3040, 부모보다 빨리 늙을 것” 기사는 여러 건강 지표를 볼 때 30·40세대의 노화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 관점에서 정확하게 보도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대안도 잘 제시했다. 25일 자 “코로나 백신, 매년 맞아야 할까”는 마스크 규제 완화 발표 후 우리나라 코로나19 관리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기사였다. 다만, 다른 주요국에서 백신 접종을 정례화했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을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를 보여주는 후속 기사를 쓰면 백신 접종정책이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25일 자 “우울증 토로하니 전출…극단 선택 조짐 눈치 못 채는 군부대” 기사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우울증 증가 등 심리적 문제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안 마련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지적한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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