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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169석 거대 야당, 이상민 탄핵도 강행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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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외투쟁에는 이재명 대표 등 현역의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외투쟁에는 이재명 대표 등 현역의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SNS에 ‘출석 인증샷’을 올리는 등 대여 투쟁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여세를 몰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을 다시 추진하려는 모양새지만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서울 도심에서 개최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100여 명은 행사 직후 각자의 SNS를 통해 속속 장외투쟁 소식을 전했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처럼회 소속 김남국·김용민·민병덕 의원은 물론 비(非)이재명계 이원욱·강병원·신동근·홍기원 의원 등도 자신의 집회 참석 사진을 올렸다.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상민 장관 탄핵이 우선이고, 특검도 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면 단호히 부결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지지자들도 장외투쟁을 계기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제야 민주당답다” “민주주의의 출사표를 보는 듯하다” 같은 응원 글이 쏟아졌다.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해서는 “내부 분탕질하고 있는 수박(겉과 속이 다른 인사라는 뜻의 은어)들, 좀 보고 배워라” “집회에 안 나온 60여 명 의원은 매국노와 동급으로 취급하겠다” 같은 거친 비난이 줄을 이었다.

당내 인사의 발언 수위도 보다 높아졌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발대식에서는 “청년부터 단일대오를 이뤄 검찰 칼끝에서 이재명과 문재인을 지키자”(전용기 의원), “정치에서 실패한다고 저희까지 끌려가 고문을 당하거나 삼족을 멸할 각오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다”(장경태 최고위원) 같은 격앙된 언급이 나왔다.

원내 지도부는 이상민 장관 탄핵안 강행을 시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집회 연단에 올라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 이 장관을 문책하겠다”고 공언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월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당은 온라인으로 의견을 수렴해 6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다만 지도부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려는 당내 곳곳에서 제기됐다. 장외투쟁에 참석한 의원은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중도층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 의원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도부가 ‘이번 집회가 마무리 형식’이라고 설명해 나갔을 뿐”이라며 강경 노선과는 선을 그었다. 집회 현장에서도 몇몇 의원은 연단 앞에 앉기보다는 주변부에 머물며 관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총선을 얼마 앞두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거듭 나오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 관계자는 “헌재에서의 기각은 고려할 사항이 아니고, 국회 차원에서의 책무를 다하면 되는 것”이라며 추스르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회 추모제에서 “누군가의 엄마·아빠였던 유족들이 차가운 길 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며 “이를 밝힐 책무가 우리 정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민주당에서만 60명이 넘는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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