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공에서 격추된 중국 풍선이 정찰용인지, 기상 관측용인지를 두고 미·중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기상 전문업체 웨더닷컴은 미 국립기상청(NWS)이 사용하는 기상 관측용 풍선과 격추된 풍선을 비교할 때 세 가지가 다르다고 지난 4일 전했다. 먼저 기상 관측용은 상공에 띄웠을 때 폭이 6m 정도까지 팽창되는데, 중국 풍선은 약 36m(스쿨버스 3대 크기)에 달했다. 또 기상 관측용은 약 2시간, 최대 200㎞ 정도 날아가는데 중국 풍선은 최소 8일에 1만3000㎞를 비행했다. 이와 함께 기상 관측용은 온도·기압·습도 등을 측정하기 위해 전파를 이용한 기상 관측기기 라디오존데를 탑재하는데 중국 풍선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태양광 전지판 등이 부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대경대 부설 한국군사연구소 김기원 교수는 “기상 관측용은 단시간만 사용해 높은 고도의 낮은 기온에 버티는 배터리 등 아주 가벼운 장비만 부착된다”며 “그런데 중국 풍선은 태양광 전지판을 달아 계속 동력을 얻어 비행하도록 했다. 장시간 동안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상 관측용은 최대 고도 30㎞에 오르면 풍선이 터지고, 낙하산이 장착된 라디오존데는 안전하게 하강한다. 그러나 중국 풍선은 고도 17~20㎞ 사이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마리나 미론 국방연구원은 BBC에 “이 풍선은 고도의 높낮이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등 정교한 기술이 적용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 관측용 풍선이라는 중국 주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댄 재프 미 시애틀 워싱턴대 대기화학 교수는 AP통신에 “풍선이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날아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