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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첫 투자유치한 NHN클라우드, 물적분할 논란 딛고 성장 속도 낼까

중앙일보

입력

NHN클라우드가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NHN 소액 주주들의 반발 속에 NHN으로부터 분사한 이후 첫 외부 투자 유치다. NHN클라우드의 성장은 NHN과 NHN 주주들에게도 그린라이트로 이어질까.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NHN의 사옥 플레이뮤지엄. 사진 NHN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NHN의 사옥 플레이뮤지엄. 사진 NHN

무슨 일이야

NHN클라우드가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1조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지분의 85%는 본사인 NHN이, 15%는 IMM인베스트먼트 측이 갖는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특수목적법인(SPC) 카리테스 주식회사를 통해 이번 투자를 진행했다. IMM인베스트먼트 측은 투자 배경에 대해 “국내외 경쟁력을 갖춘 NHN클라우드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면 향후 대표적인 클라우드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왜 중요해

이준호 NHN 회장. 사진 NHN

이준호 NHN 회장. 사진 NHN

NHN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첫 투자 유치. NHN은 지난해 4월 클라우드 사업부를 NHN클라우드로 물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이준호 NHN 회장의 지배력만 키우고 기업 가치는 훼손했다”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컸다. 이준호 회장의 NHN 보유 지분은 18.88%. 알짜배기인 클라우드 사업을 물적분할하면서 주주들에게 떨어지는 이익이 없어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그럼에도 NHN은 외부 투자금 유치를 용이하게 한다는 이유로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시켜 사업을 키워왔다.

NHN클라우드 측은 이번 투자가 본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NHN클라우드가 NHN의 기술 경쟁력 중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만큼, 이번 투자가 본사의 정성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N클라우드의 투자 유치가 공시된 직후, NHN은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해 2350원 오른 2만9300원까지 강세를 보이다 지난 30일 800원 하락한 2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왜 클라우드에 돈 몰리나

벤처투자 혹한기에도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공개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화제를 모으며, LLM(대규모 언어 모델)과 그 토대가 되는 초거대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클라우드 산업의 잠재력도 함께 재조명된 것. 클라우드는 LLM과 초거대 AI를 운용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14.8%로 전망된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률은 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올 한 해 20.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다 보니 NHN클라우드뿐만 아니라 다른 클라우드 업체들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스핀글로벌이 아랍에미리트(UAE) 정보기술(IT) 기업 이앤(e&) 엔터프라이즈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NHN클라우드에 투자한 IMM인베스트먼트는 클라우드 SW기업 오케스트로에도 지난해 단독으로 200억원을 투자했다. KT클라우드 역시 최대 8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NHN클라우드, 넘어야 할 산은

NHN클라우드 로고. 사진 NHN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로고. 사진 NHN클라우드

시장에서 NHN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순이다. 다른 국산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NHN클라우드도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일부 공공 시장에 외산 업체의 진출을 허용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공공 분야는 특정 업체 하나에만 수주를 몰아주지 않아 매출 상한이 거의 정해져 있다”며 “(NHN클라우드가) 승부를 보려면 민간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HN의 빅픽처

IT업계에선 NHN이 카카오처럼 자회사 상장을 통한 성장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정우진 NHN 대표는 NHN커머스(옛 NHN고도), NHN클라우드, NHN글로벌 등의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업공개(IPO) 시장이 냉각됨에 따라 상장 시기는 애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NHN 관계자는 “NHN커머스의 상장 시기는 현재 미정으로, 대내외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며 “NHN클라우드를 비롯한 다른 자회사는 현재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NHN클라우드는 지역 클라우드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으로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광주 AI 데이터센터 수주하며 올해는 김해, 순천 등 지역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NHN클라우드는 “이번 투자금을 기술 연구개발과 공공·민간 클라우드 시장 영향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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