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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성소수자도 사랑"…임보라 목사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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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목회자로서 성 소수자를 위한 사회 운동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섰던 임보라 목사가 지난 3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임보라 목사의 생전 모습. 사진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의 생전 모습. 사진 섬돌향린교회.

임 목사는 한신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신학대학원에 진학했다. 1993년 향린교회가 강남향린교회를 분립할 때 전도사를 맡아 본격적인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캐나다 유학 후 2003년 귀국해 향린교회 부목사로 사역을 이어갔다. 2013년부터 섬돌향린교회 담임 목사로 활동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의원과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고인은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교 연대' 공동대표를 맡아 성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참여했다. 2013년 퀴어영화 축제인 서울LGBT영화제의 집행위원으로 위촉됐던 임 목사는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다는 이유로 주류 보수 교단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7년 유연희 목사 등과 함께 서구 목회자·신학자들이 여성과 성소수자 등의 관점에서 성경을 바라본『퀴어 성서 주석』번역본 발간을 위해 출판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보수 교단에선 해당 서적과 임 목사 등을 '이단'으로 규정당했다. 『퀴어 성서 주석』은 지난 2021년 5월 출간됐다.

임 목사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저지 운동을 펼치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시민운동을 위축시키는 조치'라며 벌금을 내는 대신 노역을 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전국여교역자회에서 활동하며 교단 내에서 여성 목회자의 권리를 위한 제도를 세우는 데 기여했다.

빈소는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22호실에 마련됐고 7일 오전 7시 발인한다. 유족은 남편과 딸 2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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