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보신탕 대체재 '이 음식' 뜬다…"건강 효능, 맛·조리법 비슷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흑염소 수육과 부추.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흑염소 수육과 부추.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건강상 효능도 뛰어나고 맛과 조리법이 비슷한 염소탕이 보신탕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염소고기 가격이 지난해 대비 73% 올랐다. 보신탕 전문 식당들의 메뉴판에 염소탕이 추가되거나 아예 '염소탕' 전문 식당 간판으로 바꾼 사례도 적잖다.

4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산지 흑염소 시세는 암염소 ㎏당 1만9000원으로 지난해 7월 1만1000원보다 73% 올랐다. 생후 3개월 된 암염소를 뜻하는 ‘젓띄기’는 같은 기간 kg당 1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배 넘게 뛰었다.

보신탕 전문 식당들은 염소탕을 메뉴판에 추가하거나 아예 '염소탕 전문'이라는 간판으로 바꿔 영업하기도 한다. 서울 노원구에서 38년째 보신탕을 파는 A식당의 메뉴판에는 4년 전부터 염소탕이 추가됐다. 50년 가까이 보신탕을 팔아온 인근 B식당도 2년 전부터 염소탕 전문으로 업종을 바꿨다.

국민 4명 중 1명, 반려동물 기른다…전문가 "보신탕 종말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개 식용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건강과 맛, 조리법이 비슷한 염소탕이 유력한 대체재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옛날에는 고기가 부족해 개를 가축으로 사육해 먹었지만 지금 개는 완전히 반려동물의 지위가 됐다"며 "보신탕의 종말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최근 TV 등에서 흑염소 진액 광고가 이어지는 등 흑염소의 건강상 효능이 알려지면서 흑염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 식용 문제는 2021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검토를 지시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호응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보신탕 문화가 저무는 것도 있다. 지난 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5000명 중 25.4%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었고, 이 중 75.6%가 개를 기르고 있었다.

또한 사단법인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10∼11월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지난 1년간 개고기를 먹은 적이 없다고, 89%는 앞으로 먹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