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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때문에 지하철 적자 말 안돼…무임승차 70세 상향은 노인학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25호 12면

김호일

김호일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니, 유임승차니 이런 게 화제로 대두하는 게 너무 어처구니 없어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의 문제점을 들고나온 가운데 김호일(81·사진) 대한노인회장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3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자는데, 안 그래도 사각지대로 몰린 노인들을 학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노인폄하 발언으로 정치생명이 끝난 정동영 전 의원의 사례를 잊었나. 노인 유권자들의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란 발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하철 무임승차가 문제라는데.
“낮에는 지하철에 빈자리가 많다. 거기에 노인이 몇 사람이 탔다고 적자가 날 게 뭐 있나. 노인이 안 타도 지하철은 달릴 것이고, 노인이 탔다고 전기요금이 더 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70세로 올리자는 주장이 나온다.
“65세가 되면 벌이가 없는 상태가 되는데, 노인이 젊어 보인다고 혜택을 줄이면 65~69세는 사각지대에 몰린다. 노인 학대다. 정년의 기준 연령을 69세로 올려서 벌이가 있게 한 뒤라면 그렇게 해도 될 것이다. ”
지하철 적자가 심하다고 한다.
“지하철 경영 합리화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지하철공사(서울교통공사 등을 지칭) 다니는 사람이 연봉 7000만원을 받고, 보너스는 대기업 뺨치게 많이 받아 가는데,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니 말이 되느냐.”
무임승차 연령을 순차적으로 70세로 올리자는 얘기도 있다.
“말이 안 된다. 선진국 중 노령수당(한국식 기초연금)을 100만원 주는 데가 많은데, 우리도 그리하고서 차비 내라면 말이 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만든 주인공이 지금의 노인 세대다. 유공 혜택을 줘도 모자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 나라가 노인 빈곤율·자살률 1위다. 이런 상태를 방치해 놓고 차비로 시비를 걸다니 어이가 없다. ”
무임승차 시간대 축소 의견도 나온다.
“러시아워에 노인이 공짜로 지하철을 타는 바람에 돈 내고 타는 젊은 사람이 못 타면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고 볼 수 있다. 만일 그렇다면 러시아워에는 노인도 요금을 내고, 오전 10시부터는 무임으로 하면 될 것 아닌가. ”

김 회장은 고려대 총학생장 출신으로 제14·15·16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원내수석부총무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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