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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땐 채권 랠리, 장기채 매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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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호 14면

저무는 긴축 시대, 주식·채권·금 전문가 3인의 투자 가이드

최근 ‘킹달러’의 힘이 빠지고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긴축의 시대가 조만간 끝날 것이란 기대감에 자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예금의 전성기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해 연 5%를 넘어섰던 4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올 1월  3%대로 뚝 떨어지면서 신규 가입액도 반토막이 났다. 반면 새해 들어 주식시장 ‘토끼랠리’에 빚투(빚내서 투자)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월 초 15조원대에서 1월 말에는 16조원을 넘어섰다. 금리 인상의 마무리 국면에서 불황에 강한 채권과 금의 인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조8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83억)과 비교해 무려 9배 가까이 증가했다. 달러가 힘을 잃으면서 금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긴축의 시대가 저물어감에 따라 예금 위주였던 고금리시대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중앙SUNDAY는 긴축의 마무리 국면에서 주식·채권·금 전문가를 통해 2023년 흐름과 투자전략을 짚어봤다. 

홍춘욱 대표. 10년 국고채를 중심으로 한 채권 투자를 추천했다. 장진영 기자

홍춘욱 대표. 10년 국고채를 중심으로 한 채권 투자를 추천했다. 장진영 기자

“연준이 이번에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앞으로 금리 인상을 멈추면 채권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

최근 1년 채권의 수익률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연초만 해도 2%를 하회했으나, 11월에는 4.495%의 고점을 찍었다. 이후 가파르게 내려와 2월 1일 기준 3.2% 수준에 있다. 지난해 연말로 가면서 금리 동결 또는 인하의 기대가 채권 금리에 선반영됐다는 진단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대표는 “채권 가격의 단기 급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는 높은 상황이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채권투자의 매력은 상당히 높다”고 했다. 홍 대표는 29년차 국내 대표적인 이코노미스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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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채권 투자해도 되나.
“지난해부터 올해 초에 걸쳐 채권 가격이 상당히 올라왔다. 이에 따른 단기 차익 실현 욕구는 높지만, 2023년 한 해를 놓고 보면 채권투자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한 데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내려가는 등 물가 전망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채권 수익을 높이는 방법은.
“인플레 압력이 내려갈 때는 단기채보다는 장기채가 유리하다. 이를테면 금리가 1% 내린다고 해도, 3년물은 1% 가격이 상승하고, 10년물은 6% 상승하는 등 가격 민감도에 차이가 있다. 향후 성장률 및 인플레 수준이 내려간다고 보면, 채권금리의 하락 가능성이 크고 만기가 긴 채권(10년물 이상)의 투자성과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일드 채권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이일드 채권펀드는 투자 부적격 등급(BB등급 이하) 회사채를 편입한 상품인데 미국의 하이일드펀드는 한국의 AA~A등급 정도다. 테슬라도 이러한 투기 등급이다. 경기가 나빠지며 기업 파산 위험이 높을 때는 가격이 급락하는 단점이 있는 대신, 높은 이자로 보상해 준다. 대표적인 상품인 HYG는 지난해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1월 말 기준 5% 초반의 배당을 지급 중이다. 최근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국고채 금리는 빠르게 내려가는 대신, 회사채는 4% 이상의 금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채 펀드를 통해 투자한다면 어떤 채권이 편입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회사채 ETF 중 카드채 펀드인지 회사채 펀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상품도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미국 또는 한국 채권, 어떤 상품이 유리할까.
“올해는 국내 채권 투자가 상대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오를 때는 미국보다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더 많이 내린다. 올해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인플레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금리 인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느릴 수 있다. 환차손도 고려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올해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채권 관련 상품으론 이자를 배당받기 원하면 10년 만기 국고채 ETF, 이자를 재투자하기 바란다면 10년 국채 선물 ETF를 추천한다.”
미국 채권은 어떤 경우에 적합한가.
“달러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 대비하는 보험적 성격이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자산과 원·달러 환율의 흐름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서다.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채권 ETF로는 TLT(20년 장기채), IET(7~10년 중기채), SHY(1~3년 국공채) 등이 있다. 장기 채권일수록 금리 민감도가 커서, 장기채를 담은 TLT는 금리가 1% 내릴 때 17.5%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1% 오를 때는 17.5%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다. 금리 인하에 확실하게 베팅한다면 TLT 같은 상품이 유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채권은 장기 우상향하는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란 점에선 변동성이 적은 SHY나 IEF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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