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만배 '시장실 불려가 20억 요구받았다' 한숨" 정영학 진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실에 호출돼 20억원을 요구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김씨에게 돈을 요구한 걸로 지목된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구속)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 및 도망 우려 있음"이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스1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 및 도망 우려 있음"이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스1

정영학 "정진상이 김만배 경기도청에 불러 20억 요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지난해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를 불러 ‘대장동 개발 이익 배분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측근들이 김만배에게 돈을 요구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정 회계사는 “2021년 2월 분당구 운중동 카페에서 김만배와 만났는데, 당시 그가 ‘시장실에 불려갔다 왔다’며 한숨을 쉬면서 ‘20개(20억원)를 마련해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또 “김만배가 욕설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도 했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 측을 ‘시장실’로 호칭한 것에 대해 정 회계사는 “김만배는 이재명 지사를 계속 시장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언급한 시기에 김씨의 경기도청 출입기록을 확인한 뒤, 진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 회계사의 조서에는 당시 김씨가 경기도지사실에서 이 대표까지 만났는지는 담겨있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김씨에게 돈을 요구하는 과정에 이 대표의 인지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화 당사자들인 김씨와 정 회계사를 소환했고, 2일엔 정 전 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오는 11일이나 12일로 예상되는 이 대표의 2차 소환조사에도 해당 부분과 관련한 질문이 포함될 전망이다.

그간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 등은 ‘이재명 대표 측이 대선 경선용으로 선거자금을 요구해 돈이 건너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해왔다. 김만배씨를 제외한 모든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 측의 범죄 혐의를 지목한 것이다.

검찰 역시 정 전 실장에 대한 공소장에 2020년 10월~2021년 2월 김씨에게 직접 2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적시해놨다. 반면 정 전 실장 측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에 황당무계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