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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에 '우크라 영토 20% 줄테니 종전하자' 제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떼주는 조건으로 종전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는 유럽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독일어권 매체인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ZZ)은 독일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비밀리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의 평화 제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넘기는 대신 종전하는 안을 제안했었다고 유럽 매체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과 푸틴 대통령 모두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넘기는 대신 종전하는 안을 제안했었다고 유럽 매체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과 푸틴 대통령 모두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AFP=연합뉴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번스 CIA 국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밀담을 나눈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번스 국장의 러시아 방문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는 푸틴 대통령이 눈독 들여온 돈바스 면적과 비슷하다. 이 제안대로 라면, 종전시 러시아는 2014년 불법 점령한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까지 장악하게 된다.

사진은 전쟁 전인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왼쪽)과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사진은 전쟁 전인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왼쪽)과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가 거부했다고 NZZ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분할 의사가 없고,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여기고 있어서다. NZZ는 "종전 제안을 양측에서 거부당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행정부 안에서는 우크라이나전 해법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번스 CIA 국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외교력을 중국과의 대결에 집중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려 러시아를 꺾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 지원이 이뤄지면서 블링컨·오스틴 안이 채택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NZZ는 전했다.

한편 숀 데이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과 CIA 관계자는 NZZ 보도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 뉴스위크가 전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 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도 뉴스위크에 "NZZ 기사는 흥미롭지만, 추측성 보도"라면서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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