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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는 집값 급락열차"…16억 아파트가 9억대로 추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21년 GTX 호재를 타고 급등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뉴스1

지난 2021년 GTX 호재를 타고 급등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뉴스1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로 지난 2021년 치솟았던 수도권 남부지역 아파트값이 연일 급락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의왕·화성·용인시 등에서 이전 최고가보다 40%가량 떨어진 단지가 속출한다. 한동안 ‘집값 급등 열차’를 탄 만큼 거품도 빠르게 꺼지는 모양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이후 18.36%(지난달 30일 기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 하락률(-11.8%)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화성시(-17.8%)와 용인시 수지구(-12.86%)의 낙폭도 컸다. 이들 지역은 경기 남부권의 대표적인 GTX 수혜지다. 특히 의왕시는 인덕원역이 GTX-C 노선에 포함된 덕분에 2021년 전국 시·군·구 중 집값 상승률(38%)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8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달 9억6698만원(6층)에 팔렸다. 의왕시에서 84㎡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대출 금지선이던 15억원을 뚫고 2021년 6월 16억3000만원까지 뛴 단지다. 그러나 1년 반 만에 최고가보다 6억6000만원(-40.7%) 넘게 내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부터 집값이 계단식으로 빠져 저층 매물은 9억5000만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GTX-A가 지나는 화성시에선 청계동의 ‘동탄역 시범한화꿈에그린 프레스티지’ 84㎡가 2021년 8월 14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 말엔 8억3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하락률만 42.8%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 역시 지난달 8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2월 최고가(14억9500만원)보다 6억원(-43.1%)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커뮤니티엔 “GTX는 집값 급락 열차”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다만 거래량은 소폭 늘어나는 모습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의왕시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8월(17건) 바닥을 찍은 뒤 점차 늘어 12월 38건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신고 건수는 23건으로, 거래 신고 기한이 한 달 가까이 남았지만 전월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달 화성시 아파트 거래 건수도 273건을 기록해 전월(339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가격을 많이 낮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호가를 서서히 올리는 집주인도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들어 부동산 규제 완화 발표에다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겹치면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 낙폭도 줄고 있지만, 집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남 접근성이 좋아지는 용인·동탄 등 GTX-A노선 주변 집값은 시장 회복기에 들어서면 비교적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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