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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최고치 찍은 테슬라... “최대 경쟁자는 中 업체”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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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월 7일 테슬라 상하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통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월 7일 테슬라 상하이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통신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매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최근 2022년 4분기 재무보고서를 통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243억 달러(약 30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연간 총매출은 815억 달러(약 100조 4천억 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4분기 순이익은 37억 달러(약 4조 5천억 원)였으며, 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26억 달러(약 15조 5천억 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4분기 43만 9000대의 차량을 생산, 이중 약 40만 5000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차량 인도 규모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 대, 생산량은 47% 늘어난 136만 9611만 대로 나타났다. 특히 큰 성과를 보인 곳은 중국 공장이다.

테슬라는 미국 프레몬트(캘리포니아)와 오스틴(텍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 네 곳에서 완성차 공장을 가동 중이다. 그중 상하이 기가 팩토리 공장은 테슬라 글로벌 판매량의 핵심 거점이다.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75만 대를 넘는다. 상하이 공장의 모델Y 인도량은 지난해 45만 대 이상, 모델3 인도량은 25만 대를 넘어섰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이 가장 주요한 수출 거점이라면서 북미를 제외한 기타 글로벌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출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 오픈카 ‘로드스터’. 셔터스톡

2008년 출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 오픈카 ‘로드스터’. 셔터스톡

테슬라의 중국 팀이 이기고 있다”
“중국 업체가 테슬라에 이어 2위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중국 경쟁 업체들을 언급했다. 1월 2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진행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을 많이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회사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가장 열심히, 가장 똑똑하게 일한다”며 “테슬라와 경쟁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중국 자동차 기업들을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우리는 중국에서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인재 영입)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머스크가 언급한 중국 팀이 중국의 전기차 제조 업체 BYD(比亞迪·비야디)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크다고 입 모은다. 중국 내 테슬라의 입지가 비야디에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야디는 지난 2년 동안 모델 라인업, 지리적 위치 및 제조 능력을 매우 빠르게 확장해왔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CADA)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모델3’은 중국 신에너지 승용차 소매 판매량에서 5위를 차지하며 비야디(1위) 등에 뒤처졌다. 신에너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매 판매량 부문에서도 테슬라의 ‘모델Y’는 비야디에 이어 2위에 그쳤다.

완전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32만 1000대에서 지난해 91만 1000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비야디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94만 6천여 대)까지 포함하면 2022년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8% 증가한 186만대로, 테슬라(131만 대)를 이미 추월했다.

비야디의 SUV 차량 ‘SU8’모델. 셔터스톡

비야디의 SUV 차량 ‘SU8’모델. 셔터스톡

지난해는 전 세계 전기차 업체에 고난의 해였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자동차 수요를 저해했고 장기적인 도시 봉쇄와 공급망 폐쇄는 수익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비야디의 경우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홍콩 주식의 지분을 대폭 축소하며 손실은 가속했고 주가는 한때 27% 폭락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신에너지 차량의 생산과 판매량은 1년 만에 세 배로 증가했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업체 리서치 기관인 BloombergNEF(BNEF)는 2023년 새로운 신에너지차(EV) 리더가 ‘비야디’일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고 더 나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체 칩과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공급망의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비야디가 지난해 186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 핵심 구성 요소를 자체 생산하는 능력 덕분이었다. 공급망 중단으로 피해가 큰 경쟁업체들과 달리 순조롭게 생산 판매를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위기감을 느꼈을까. 거시경제 압력과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을 버티지 못한 테슬라는 최근 가격 인하에 나섰다. 테슬라는 가격 조정을 통해 ‘모델 3’는 3만 3515달러로, 모델 Y는 3만 7899로 각각 13.5%와 10% 인하했다. 이는 테슬라가 일정 부분 구매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1월 이후 테슬라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강력한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며 같은 기간 생산량의 두 배에 가까운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야디는 지난해 말 되려 인기 모델 차종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테슬라 모델3의 경쟁 차인 비야디 ‘실(Seal)’ 세단은 3만 1000달러부터 가격이 책정된다. 올해 초엔 고급 전기 자동차 ‘양왕(Yangwang)’ 모델 2종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자동차 부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두 차량의 시작 가는 14만 5천 달러로, 자체 신기술인 360도 탱크 회전과 4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되어 있다.

비야디는 중국 본토의 폭발적 판매에 힘입어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야디는 이미 호주와 태국에서 전기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남미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31일엔 일본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 진출도 가시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비야디는 “사업 진행 상황을 기반으로 유럽에 현지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라며 유럽에 1~2개의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모델3(아래)의 경쟁 제품인 비야디 실(Seal) (위)은 더 저렴한 시작 가격으로, 2022년 8월에 출시했다. 비야디, 테슬라

테슬라의 모델3(아래)의 경쟁 제품인 비야디 실(Seal) (위)은 더 저렴한 시작 가격으로, 2022년 8월에 출시했다. 비야디, 테슬라

비야디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에서 웨이라이(蔚來·NIO)·샤오펑(小鵬·Xpeng)·리샹(理想·Li Auto) 등 중국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많은 도전장을 받고 있다.

한편 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테슬라의 4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25.9%에 그치며 5개 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인사들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 폭이 확대되면서 테슬라의 매출 총이익률이 올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뿐만 아니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2022년 4분기에 40만 5천 대, 연간 131만 대로 신기록을 세웠지만 시장 기대치와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는 올해 180만 대의 차량을 인도할 계획이다. 재무 보고서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량이 늘면서 테슬라의 총 생산능력이 분기당 45만 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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