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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엔 '사다리' 목포엔 '낙지 마스코트'…국립대, 지방 위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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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9월 열린 '유성구 청년기획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성구

지난해 9월 열린 '유성구 청년기획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성구

지방대학 시대를 이끄는 국립대학 ②

대전 유성구와 대전 한밭대·충남대는 지난해 9월 ‘유성구 대학 청년기획단’을 꾸렸다. 여기에 유성구 직원과 학생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지역 국립대와 자치단체가 이런 조직을 만든 건 드문 일이었다. 이들은 3개월간 유성지역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다양한 정책을 제안했다.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라고?" 

이들은 유성온천·노은역 주변 등 6곳을 공연 자유 구역으로 지정하자고 했다. 공연이 자주 열리면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거란 판단에서다. 대관 플랫폼 아이디어와 운영수칙을 만들고 유동 인구도 분석했다. 또 장애인 불법주차를 실시간으로 단속할 수 있는 인증장치도 제안했다.

지벙소멸위험지역 연도별 변화 모습. 자료 한국고용정보원

지벙소멸위험지역 연도별 변화 모습. 자료 한국고용정보원

지방소멸 막자...손 잡은 국립대·지자체 

전국 국립대와 지자체가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눈앞에 다가온 지방소멸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선 힘을 모으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소멸위험 지역은 2005년 33곳 시·군·구에서 2022년 113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전국 228곳 중 거의 절반(49.6%)에 해당한다.

국립대인 목포해양대는 지난해 11월 안양대·예수대 등 사립대 2곳 학생들과 9개 팀을 만들어 원도심 활성화 아이디어를 짜냈다. 주민등록상 인구 8000명이 되지 않는 목포시 목원동에는 지역 특산물인 세발낙지를 활용한 마스코트 제작과 기념품 가게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곳은 근대역사관 등 대표 관광지를 품고 있지만, 관광객을 머물게 할만한 마땅한 자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목포해양대 국립대학육성사업단 임은희 주무관은 “각 팀이 1박 2일간 현장답사를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지역사회 문제점 찾아 해결방안 제시 

강릉 원주대의 사다리(査多利) 프로젝트도 비슷하다. 사다리는 학생들이 지역사회 내 크고 작은 문제점을 조‘사’한 뒤 ‘다’각적인 협력으로 이를 풀어 ‘이’득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원주대 학생들은 장애인 가족에 필요한 취업과 재활, 부모심리분야 등에 필요한 지원방안을 담은 홍보물을 제작해 장애인복지시설에 전달했다. 또 강릉 바우길 도보 여행자를 도우려 관광지 돗자리·책자를 만들었다.

대학이 가진 문화·교육 인프라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한국교원대는 캠퍼스 내 교육박물관에서 지난해 지역과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시를 열었다. 교육박물관은 주시경 선생의 문법서 『조선 말갈』, ‘일장기 개조 태극기’ 등 다양한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교원대 '어린이날'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한국교원대

지난해 5월 한국교원대 '어린이날'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한국교원대

4500명 몰린 어린이날 행사 

한국교원대는 ‘미호강 따라 동네 한 바퀴’란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아이들이 가로 12m, 세로 2.4m 크기의 대형 벽화제작에 참여하며 청주 지역 이해를 높였다. 또 멸종위기종 미호종개 등 하천 생태를 관찰했다. 지난해 물총놀이 등 풍성한 내용으로 차린 한국교원대 어린이날 행사엔 4500명이 찾았다.

지난해 10월 목포항구축제 기간 때 목포해양대 실습선에 오른 어린이들이 소화기 사용방법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목포해양대

지난해 10월 목포항구축제 기간 때 목포해양대 실습선에 오른 어린이들이 소화기 사용방법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목포해양대

목포해양대도 지난해 10월 목포항구축제 기간 중 실습선(4700t급)을 활용해 선박 VR이나 심폐소생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경북대는 희망나눔꿈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의 바른 성장을 도우면서 교육 불균형 해소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학생 버스킹공연, 야외연극·마임공연 등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가을 경북대 문화주간 기간 열린 행사 모습. 경북대 학생이 마임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경북대

지난해 가을 경북대 문화주간 기간 열린 행사 모습. 경북대 학생이 마임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경북대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지방 대학시대를 이끌기 위해선 지역과의 상생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전국 모든 지역에 있는 국립대학은 육성사업을 통해 꾸준히 지역과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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