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 발생했던 말 학대 사건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2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태종 이방원’의 연출자, 무술감독, 승마팀 담당자, KBS 한국방송 등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1월 드라마 상 낙마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말의 뒷다리에 와이어를 묶고 달리게 한 뒤 정해진 곳에서 강제로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촬영에 동원됐던 은퇴 경주마 ‘까미’는 넘어짐과 동시에 목이 꺾였고 일주일 뒤 폐사했다.
카라는 “그런데도 피고발인들은 까미 사망과 관련된 동물 학대 혐의는 벗어났다”며 “끝내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카라에 따르면 까미는 경주마 ‘서러브레드’였다. 보통 자동차 맞먹는 속도인 시속 70~80㎞로 달리는 종이다. 까미는 당시 성인 남성 배우를 태우고 전속력으로 달리다 땅에 곤두박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5살의 어린 말이었던 까미는 촬영에 동원되기 이전엔 2019년 11월~2021년 8월 ‘마리아주’라는 이름의 경주마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21년 8월 마지막 경주에서 폐출혈을 일으켰고 결국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사흘 뒤 퇴역했다. 은퇴 당시 폐출혈에 대한 별도의 치료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 측 관계자는 “경주마로 태어나 달리는 도구로만 쓰이던 까미는 이용 가치가 사라지자 소품처럼 촬영에 이용되고 결국 생명마저 잃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 동물 출연 미디어에 실제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KBS는 사고 발생 이후 동물 안전 보장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마련했다. 아울러 “위험한 촬영 장면에서는 최대한 CG(컴퓨터그래픽)를 활용하고, 실제 동물 연기 장면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