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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1.25%P로 벌어지고, 경기는 침체…고민 커지는 한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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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달 2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하자 한국 금융당국은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Fed가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한국의 통화정책에도 운신의 폭이 다소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아직까진 현재 3.5% 수준인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한국에선 물가가 다시 들썩이는 데다 한·미 금리차 확대도 무시 못 할 요인이라는 점이다. 이날 연준이 베이비 스텝을 밟으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2000년 10월 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한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물가나 한·미 금리 차를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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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발목을 잡는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0.4%)에 이어 올해 1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은은 23일 발표할 수정 경제 전망에서 기존 성장률(1.7%)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에선 그간 힘을 받던 기준금리 정점론이 기로에 놓였다는 분위기다. 그간 잠잠했던 금리 추가 인상 요인이 다시 불거지면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상승률과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을 고려하면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2월 금통위에서 소폭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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