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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Collection]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온 구찌, 어떻게 달라질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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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디자이너 사바토 드 사르노 임명

지난해 럭셔리 패션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구찌의 다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누구”란 질문이었다. 7년간 구찌에 전성기를 가져온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사임 소식으로 비롯된 의문이다. 과연 미켈레는 어디로 갈 것이며, 또 그의 영향력이 매우 컸던 구찌를 이어받을 디자이너는 누구일까란 추측에 업계가 들썩였다. 3개월이 지난 지금 미켈레의 다음 행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 의문은 풀렸다.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누군지 결정됐으니 말이다.

지난달 30일 구찌는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이너 사바토 드 사르노(Sabato De Sarno.사진)를 임명했다. 구찌 측은 “사바토 드 사르노는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하우스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이끌어 나가며 구찌 회장 겸 CEO인 마르코 비자리와 긴밀하게 협력해 구찌 여성 및 남성 컬렉션, 레더 굿즈,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에 걸친 하우스의 창의적 비전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데 책임을 다할 예정”이라며 공식적으로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임명 소식을 알렸다.

사바토 드 사르노는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으로 2005년 프라다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돌체앤가바나를 거쳐 2009년 발렌티노에서 지금까지 패션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파올로 피촐리의 세컨 맨으로 남성·여성 패션을 총괄해 왔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회장은 “사바토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구찌에 합류해 럭셔리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역할을 맡게 돼 기쁘다. 그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패션 하우스들과 함께 일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구찌 고유의 유산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와 해석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팀을 특별한 비전으로 이끌어 나가고, 하우스의 오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구찌 패션의 힘을 강화해 브랜드가 써 내려갈 다음 행보에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찌를 소유하고 있는 케어링 그룹의 프랑소와 앙리 피노 회장 역시 “이탈리아 피렌체에 첫 번째 스토어를 연 지 102년이 지난 지금도 구찌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유명하며 영향력 있는 럭셔리 하우스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구찌는 사바토 드 사르노의 창의적인 지휘 아래 가치 높은 제품과 컬렉션으로 끊임없이 패션과 문화에 영향력을 미치고, 모던 럭셔리에 대한 뛰어나고 현대적인 시각을 불러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구찌는 2015년 당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디자이너 알레산드레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감행했다.

미켈레는 업계의 우려를 무색하게 만들며 디자인을 총괄한 지 4년 만에 매출을 40% 이상 늘렸고 구찌를 케어링 그룹의 간판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교체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그의 디자인이 업 앤드 다운이 심했고, 코로나 19에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는 업계의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온다. 사바토 드 사르노는 올해 9월 밀라노 여성 패션 위크에서 자신의 첫 구찌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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