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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대호’ 한동희의 도전…“옵션 달성하고 가을야구 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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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동희(왼쪽)와 이대호. [사진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동희(왼쪽)와 이대호. [사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이대호(41)와 작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낸 거인 군단이 ‘포스트 이대호’의 중심 인물로 점찍은 선수는 경남고 직속 후배 한동희(24)다.

한동희는 어려서부터 이대호 후계자로 주목 받았다. 체구는 이대호보다 작지만, 타고난 펀치력으로 고교 시절부터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18년 롯데 입단 후에는 두 선수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대선배는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수했고, 후배는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2019년까지 백업 역할에 머물던 한동희는 2020년 135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3루수 겸 중심타선으로 나섰다.

한동희는 올시즌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로 홀로서기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12% 오른 1억9260만원에 연봉 계약도 마쳤다.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인상 폭이 낮다고 여길 수 있지만, ‘퍼포먼스 옵션’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롯데 관계자는 “퍼포먼스 옵션은 보장액을 낮추는 대신 미리 정한 성적을 내면 수천만원 단위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라면서 “한동희의 경우 홈런과 OPS 등에서 퍼포먼스 옵션을 모두 달성하면 최대 2억6680만원까지 연봉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옵션 계약은 보장 금액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선수 입장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곤란한 점이 있다. 하지만 한동희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달성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해야 롯데의 순위도 오른다. 팀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주어진 옵션을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한동희는 일찌감치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이동해 몸 만들기 중이다. 늘 함께하던 이대호는 없지만, 절친한 선배 정훈(36)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동희는 “몇 년 전부터 이대호 선배님과 루틴처럼 하던 조기 훈련이다. 그런데 최근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엔 이대호 선배님이 안 계시지만, 정훈 선배님과 따뜻한 곳에서 제대로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동희는 지난해 4월 24경기에서 타율 0.427 7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월간 MVP로 선정됐다. 같은 기간 롯데도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동희가 옆구리 부상을 당해 6월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롯데도 차츰 힘을 잃었다. 결국 8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롯데는 지난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데뷔한 한동희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상으로 느낀 점이 많다. 올 시즌에는 모든 경기를 뛰는 게 목표”라 언급한 그는 “롯데를 반드시 가을야구 무대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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