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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소득이 자녀 임금수준·대학진학에 영향 미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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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자녀의 청소년기에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대체로 자녀의 임금 수준도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 확률도 상승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2일 열린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다. 흙수저·금수저 같은 이른바 ‘수저 계급’이 세습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지은 노동연구원 전문위원과 정세은 충남대 교수가 발표한 ‘부모의 소득·학력이 자녀 임금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1980년~1990년대 출생자의 경우 ‘주관적 부친 가구소득’과 본인의 임금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주관적 부친 가구소득이 한 단계(5가지 분류상) 높아지면 1980년대·1990년대 출생자의 임금은 각 9.8%·9.1% 늘었다.

1980∼1990년대 출생자를 대상으로 ‘객관적 부친 가구소득’과 임금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양(+)의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객관적 부친 가구소득은 자녀가 만 14세 당시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 가구소득인데, 5개 분위(하위 20% 1분위∼상위 20% 5분위) 또는 10개 분위(하위 10% 1분위∼상위 10% 10분위)로 구분됐다. 5분위 분석에서 1분위보다 4분위·5분위 자녀의 임금은 각 14%·18% 높았다. 10분위에선 10분위 자녀의 임금은 1분위를 약 33%나 웃돌았다.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고등교육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선 부모의 소득 분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고등교육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16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1999년생을 표본으로 추적 조사한 한국교육고용패널Ⅱ의 1·2·5차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모가 5분위(소득 상위 20%)인 집단의 자녀는 69%가 일반 대학에 진학한 반면, 부모가 1분위(소득 하위 20%)인 집단에서는 40%만이 일반대학에 갔다.

‘고등학교 졸업’에서 교육을 마친 비중은 부모의 소득이 5분위인 집단에서는 15%에 그쳤지만, 부모의 소득이 1분위인 집단에서는 37%에 달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들의 부모소득을 분석한 결과 50% 이상이 소득 1·2분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학에 재학한 학생의 50% 이상은 부모 소득이 5분위에 속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수준의 다양한 장학금 혜택, 등록금 지원 정책 등이 이뤄졌지만, 2020년대에도 여전히 가정 배경에 따른 고등교육의 수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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