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고의 성능저하’ 손배소, 한국선 소비자가 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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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김지숙 부장판사)는 2일 소비자 9800여명이 애플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병합된 사건들까지 더하면 총 원고는 6만2000여명에 달한다.

재판부는 “아이폰의 성능 조절 기능이 반드시 사용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불편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용자로서는 전원이 예기치 않게 꺼지는 것보다 최고 성능이 일부 제한되더라도 전원이 꺼지지 않는 게 더 유용할 수 있다”며 “피고(애플)는 이 기능의 단점보다는 이로써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라 불리는 이 사건은 2017년 12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가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데이트를 한 뒤 성능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의 속도를 저하시키는 등 일부러 성능을 떨어뜨려 소비자가 신형 아이폰으로 바꾸도록 조치를 취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애플은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스마트폰이 갑자기 꺼질 수 있어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력 수요를 감소시켰다며 사실상 성능 저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새 제품 구매를 유도하려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미국에선 2020년 3월 애플이 구형 아이폰 사용자 1명당 25달러를 주기로 합의했다. 합의금 총액은 최대 5억 달러(약 6000억원)로 추산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같은 소송을 제기한 미국 34개주에 총 1억13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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