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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재명의 ‘쌍방울 방화벽’이화영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1. 쌍방울 대북송금 사태확산을 막기위해 옥중의 이화영 전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나섰습니다.
MBC가 2일 이화영의 옥중 메모를 단독보도했습니다. 요지는 ‘쌍방울이 경기도와 이재명 지사를 위해 북한에 돈을 보냈다는 건 완전한 허구’라는 주장입니다.

2. 쌍방울 사태의 발원지는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의 검찰진술입니다.
핵심은 경기도의 대북사업 지원을 위해 500만 달러, 이재명 지사의 방북성사를 위해 300만 달러의 돈을 북한에 보냈다는 겁니다. 모두 이재명을 돕기위한 취지랍니다.

3. 그런데 이화영이 이를 모두 부인하고 나선 셈입니다.
이화영은 이재명이 대북사업을 맡겼던 최측근입니다. 성남FC를 맡은 정진상, 대장동을 맡은 유동규와 같습니다. 대북사업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이재명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내는 방화벽의 역할도 맡긴 셈입니다.

4. 실제로 김성태는 이재명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이화영이 중간에서 이재명의 대리인 역할을 했습니다. 김성태가 ‘이재명과 통화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는데, 이 역시 ‘이화영이 전화를 걸어 넘겨주어 통화했다’입니다.
그런데 이화영이 ‘전화해준 적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 겁니다. 김성태가 북한에 돈을 준 것은 ‘쌍방울이 자체 대북사업(광산개발 등)을 위해 준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재명과의 연결고리가 다 끊어집니다.

5. 정황은 김성태의 진술과 맞아떨어집니다.
이재명은 경기도지사 시절 대북사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기 전까지만 해도 남북관계는 온통 장미빛이었습니다. 대권주자면 북한방문 이벤트를 꿈꿀만 했습니다.

6. 그런데 북한은 남쪽과 뭘 하든 뒷돈을 받는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입니다.
북한이 이재명 방북에 300만 달러, 경기도 사업협상에 500만 달러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뒷돈은 공금으로 낼 수 없습니다. 기업이 몰래 송금해줘야 합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 당시 뒷돈 4억5000만 달러를 현대그룹이 낸 것처럼.

7. 이재명과 이화영의 관계는 여러겹으로 얽혀있습니다.
이화영(60)은 성균관대 운동권 출신으로 이해찬 전민주당대표 보좌관을 지낸 전형적인 386입니다. 이해찬은 대선경선에서 이재명을 지지했습니다. 이화영은 평화부지사에 앞서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화영의 보좌관은 대장동 주범 김만배 소유 화천대유ㆍ천화동인1호의 이사입니다.

8. 이재명은 ‘방화벽’ 이화영을 믿을 겁니다.
이화영은 유동규보다 정진상에 가깝습니다. 유동규는 돈을 보고 움직이는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입니다. 이화영과 정진상은 운동권 출신 정치인입니다. 이 둘은 이념적 동지이기에 유동규나 김성태와 다릅니다.
〈칼럼니스트〉
2023.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