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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해서"…80대 노인 무차별 폭행한 60대, 전직 파출소장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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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장을 지낸 전직 경찰 간부가 시골 마을 노인 2명을 무차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전직 경찰관 A(62)씨와 그의 아내 등 3명에 대해 특수상해와 감금 등 혐의 고소장을 최근 접수했다고 2일 밝혔다.

MBC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저녁 8시께 정읍 산외면의 한 마을에 사는 83살 노인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B씨는 MBC와 인터뷰에서 A씨가 차를 타고 와 자신을 불러낸 뒤 주먹과 발을 이용해 심하게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죽여버린다고 그루박아 버렸다”며 “그러고 나서 갈비(뼈) 있는 데를 밟아버리니 내가 쭉 뻗었다. 눈 부위를 맞아버리니까 눈가가 그냥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A씨가 타고 온 차 안에는 또 다른 80대 노인이 피를 흘리며 타고 있었다고 B씨는 전했다.

A씨는 이후 폭행 현장에서 20㎞가량 떨어진 저수지로 B씨를 태우고 갔으며, B씨는 이런 식으로 3시간 넘게 끌려 다니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가) ‘여기서 죽여버리려고 했더니 마땅치 않다’면서 차를 또 끌고 가더라”며 “차에서 내가 튀어나오려고 문을 이렇게 잡아봤는데 도망가지도 못했다. 다리를 못 쓰는데 어떻게…”라고 말했다.

B씨는 이 폭행으로 척추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입고 3주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지역농협 이사 선거 출마와 관련한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 출마를 마음먹고 있던 A씨가 피해자들도 선거에 나서려고 하자 이들을 찾아가 무차별 폭행했다고 MBC는 전했다.

A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아내와 공범 여부나 협박 등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그는 MBC와 인터뷰에서 “감정적으로 욱하는 게 있어서 그랬다”며 “뒤늦게 이제 후회하고 어르신들께 용서를 빌고…”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상대로 명확한 사건 경위를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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