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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서 4분의 3, KT는 절반…사외이사 대폭 물갈이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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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KB금융지주 주주총회 참석장을 확인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는 올해 대폭 바뀔 전망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KB금융지주 주주총회 참석장을 확인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는 올해 대폭 바뀔 전망이다. 연합뉴스

지배 주주가 없는 대기업과 금융회사에서 사외이사가 올해 대폭 교체될 예정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지주회사의 사외이사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 예정인 사외이사는 전체 41명 중 31명(75.6%)이다. 은행이나 신용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요 5개 시중 은행의 경우 사외이사 26명 가운데 20명이 새로 선임될 예정이다. 5대 카드사는 사외이사 17명 중 12명이, 보험사는 사외이사 19명 중 11명의 임기가 끝난다.

정부의 압박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뚜렷한 대주주가 없어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민영화한 일부 대기업도 포함된다.

금융 당국은 최근 금융지주회사의 이사회 구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유수의 글로벌 금융그룹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은 여전히 규모나 지배구조 등의 측면에서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지주의 경영 승계 절차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선임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1층 로비에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주주들을 맞이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주요 기업의 사내이사는 올해 대폭 바뀔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1층 로비에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주주들을 맞이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주요 기업의 사내이사는 올해 대폭 바뀔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배 주주가 없는 주요 기업도 올해 사내이사 물갈이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KT 사외이사 8명 중 절반은 올해 교체된다.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는 다음 달 주주총회까지가 임기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던 이강철 이사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사외이사 절반이 올해 교체 대상인 셈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장승화 사외이사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된다. 장 사외이사는 현재 ㈜LG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 결정을 위한 이사회를 이달 중 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배 주주가 없는 기업에 대한 사외이사 등 주요 임원 선출 절차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형석 한국ESG기준원 정책연구본부장은 최근 국회에서 연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현황 및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횡령 배임에 연루되거나 상당한 혐의가 있는 인사가 사외이사, 임원, CEO를 연임하지 못하도록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뒷받침될 필요도 있다”며 “금융회사 임원 자격 심사 제도를 운용하는 미국이나 영국, 유럽연합(EU) 사례를 참고해 법상 임원의 적극적 자격 요건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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