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3%대로 뚝, 정기예금 6조 빠져나갔다…돈 어디 넣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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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며 돈이 몰렸던 은행 정기예금에서 다시 자금이 빠지고 있다. 연 5%대까지 올랐던 금리가 지금은 3%대로 내려앉으면서다. 앞으로는 은행 예금 금리가 지금보다 더 ‘매력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집계한 결과 지난달 말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818조4366억원)보다 6조1866억원 줄어든 812조2500억원이었다. 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 800조원을 넘은 뒤 11월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내리 감소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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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대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최고(우대금리 포함) 금리는 연 3.5~3.73%(12개월 만기 기준) 수준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당 상품의 평균 금리는 3.95~4.84%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금리가 5%대까지 갔다. 금리가 높을 때 예금에 넣었던 돈을 금리가 낮아지자 다시 빼는 사람이 많았다.

금리 전망은

최근 예금 금리가 내리는 배경엔 은행채 등 시장금리의 하락이 있다. 통상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보다도 은행채 1년물 등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초 연 4.04%(지난달 9일 평가사 평균치, 무보증·신용등급 AAA)였던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3.646%로 하락했다.

기준금리는 정점을 향해 점점 다가가는 중이다. 한국은행은 앞서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5%로 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는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5~4.75%로 결정하며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전보다 늦추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부담은 전보다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 초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도 은행이 예금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원인 중 하나다. 대출 금리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니 은행 입장에선 예금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어려웠던 채권시장 역시 안정을 찾았다. 은행은 예금 금리를 높여 돈을 끌어모으기보다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돈 어디에 넣어야 하나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현재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고 앞으로도 계속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상황이지만, 연 5%대까지 봤던 사람들이 현재 3~4%대 금리가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현장에선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채권이나 제2금융권 쪽으로 돈을 옮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올 1월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8290억원으로 전년 동월(3283억원)보다 8.6배 많았다. 전월(1조6094억원)과 비교해도 1조원 이상 늘었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말 신용협동조합(신협), 농협·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821조6364억원으로 전월 대비 15조7729억원 증가했다. 통계 시점과 현재까지는 시차가 있지만, 아직도 지역 새마을금고 등에선 연 5%대 후반 금리의 특판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해 12월 이후에도 상당한 자금이 2금융권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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