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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필드 복귀 위해 이혼까지 한 브래디…두 번째 은퇴 선언

중앙일보

입력

두 번째 은퇴를 발표한 NFL 레전드 쿼터백 톰 브래디. AP=연합뉴스

두 번째 은퇴를 발표한 NFL 레전드 쿼터백 톰 브래디. AP=연합뉴스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 중의 GOAT가 떠난다."

미국프로풋불(NFL) 홈페이지는 2일(한국시간) 쿼터백 톰 브래디(46·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은퇴 소식을 이렇게 전했다. 브래디는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바로 요점만 말씀드리겠다. 나는 은퇴한다. 영원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황하게 말하지 않겠다. 작년 은퇴 발표 당시 장황한 표현은 다 썼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브래디는 23시즌간 수퍼보울 우승 7회, 수퍼보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5회, 정규리그 MVP 3회를 차지한 역대 최고의 쿼터백이다. 특히 수퍼보울 우승과 MVP는 개인 역대 최다 기록이다. 브래디의 수퍼보울 우승 횟수는 수퍼보울 최다 우승 구단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피츠버그 스틸러스의 6회보다 많아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로 불린다.

수퍼보울 우승만 7차례 차지한 브래디. AP=연합뉴스

수퍼보울 우승만 7차례 차지한 브래디. AP=연합뉴스

브래디가 은퇴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2월 "더는 (필드에서) 경쟁력 있게 헌신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젠 내 관심이 필요한 다른 분야(가정)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때"라며 첫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세계적인 모델 출신의 아내 지젤 번천(43)과 아들 벤저민(14), 딸 비비안(11)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브래디는 평생 몸담은 필드에 대한 미련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지난 두 달 동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관중석이 아닌 필드라는 걸 깨달았다. 언제가 은퇴해야 할 시점이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커리어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약 40일 만에 은퇴를 번복했다.

가족 대신 NFL을 택한 브래디는 그 대가를 치렀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내 번천과 결혼 13년 만에 이혼했다. 번천은 남편이 자신과 아이들에게 충실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연예계를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었다. 2009년 '수퍼스타 커플'로 주목 받으며 결혼한 둘은 미국인들 사이에선 '잉꼬 부부'로 유명했다.

브래디는 현역 복귀 과정에서 모델 출신 아내 지젤 번천(위)과 이혼했다. [사진 지젤 번천 인스타그램]

브래디는 현역 복귀 과정에서 모델 출신 아내 지젤 번천(위)과 이혼했다. [사진 지젤 번천 인스타그램]

가정과 맞바꾼 필드였지만, 브래디는 기대 만큼 대단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터치 다운 횟수는 25개로 지난 시즌(43개)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었다. 패싱 야드도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그는 승부처에서 '한 방'을 성공시키는 노련미 하나로 버텼다. 17경기에서 66.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팀을 내셔널 콘퍼런스 남부 지구 2년 연속 1위에 올렸다. 하지만 8번째 우승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브래디가 이끄는 탬파베이는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첫 라운드인 와일드카드전에서 댈러스 카우보이스에 14-31로 패해 탈락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브래디와 탬파베이의 계약도 끝났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올 시즌은 브래디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은퇴를 번복하며) 뛸 가치 있었나"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선 브래디가 또 한 번 은퇴를 번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겨우 한 시즌 더 뛰려고 이혼까지 감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성기 시절 기량은 아니어도 여전히 NFL에서 경쟁력 있는 수준의 실력이라는 점도 현역 연장설에 힘을 싣는다. 브래디의 SNS엔 "이번에는 며칠 만에 다시 돌아오는지 보자"는 팬들의 댓글이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가 이미 지난해 폭스스포츠와 거액의 해설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는 10년 총액 3억7500만 달러(약 4570억원)의 거액으로, 브래디가 현역 선수로 뛰며 받은 연봉 총액보다 많은 액수다.

브래디는 스포츠 수퍼스타들의 우상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브래디. [사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브래디는 스포츠 수퍼스타들의 우상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브래디. [사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탬파베이 구단은 '#ThankYouTom'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브래디의 등번호 12번을 크게 내걸었다. 브래디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세대 스타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는 SNS에 'GOAT'를 뜻하는 염소(goat) 아이콘을 도배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특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도 염소 아이콘과 함께 "엄청난 업적을 남기고 은퇴하는 걸 축하한다. 골프장에서 만나자"고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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