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래도 안 벗는다…NYT 분석한 韓·日 중시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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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대중교통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난해 5월 이미 해제됐다. 하지만 여전히 실내는 물론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는 이들이 많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통로에서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통로에서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정부가 마스크 규정을 완화해도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중단하지 않는 원인을 분석했다.

NYT는 아시아에선 2002년 사스(SARS) 유행, 2012년 메르스(MERS) 유행을 거치면서 마스크 착용이 몸에 뱄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간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마스크 착용이 쉽게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일본 요코하마의 발레 강사인 니시무라미즈키(24)는 NYT에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반사작용 같은 게 돼서 착용을 권고하지 않아도 계속 쓴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뭔가 빠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에선 마스크를 쓰면 화장을 하거나 '표정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편리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화연구자 김상민 씨는 "마스크가 얼굴의 아름다움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감을 덜어준다"며 "민낯을 드러내는 데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은 얼굴이 가려지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의 보건 당국이 여전히 착용을 권장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에선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의무사항이다. 실외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선언한 일본도 실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권장하고 있다. 또한 독감, 계절성 알레르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피하려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에선 마스크를 쓰는 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에티켓으로 여겨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로의 건강 상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반적 예의라고 설명한다. 김씨는 "한국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무례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그들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또 동아시아기의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으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데 이미 익숙하다는 점도 짚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2010년대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됐다"며 "마스크가 널리 사용됐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코로나 팬데믹 발생 후 마스크를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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