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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찢어질 듯 시진핑 다큐로 고문"…中시민운동가에 美인권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딩자시(丁家喜·55)가 미국 국무부에서 주는 '2023년 글로벌 인권 옹호자 상'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딩자시의 아내 뤄성춘(羅勝春)은 수감 중인 남편을 대신해 전날 미 국무부에서 대리 수상했다. 그는 "매우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면서 "이 상은 딩 한 사람이 아니라 중국의 인권 단체, 특히 아직도 박해받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딩자시(사진)가 미 국무부에서 주는 '2023년 글로벌 인권 옹호자 상'을 받게 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딩자시(사진)가 미 국무부에서 주는 '2023년 글로벌 인권 옹호자 상'을 받게 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엔지니어 출신 변호사인 딩은 2012년부터 헌법상 권리를 행사하자는 운동가 모임인 '신공민(新公民) 운동'에 동참했다. 신공민 운동은 중국인의 의식을 일깨우고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보장받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SCMP는 "딩은 무소속 후보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도록 지원하고, 최고위 지도자들의 개인 재산 공개와 농민공(농촌 출신의 이주 노동자) 자녀의 교육적 평등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아내 뤄성춘(사진)이 수감중인 남편 딩자시를 대신해 미 국무부에서 인권상을 받았다.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아내 뤄성춘(사진)이 수감중인 남편 딩자시를 대신해 미 국무부에서 인권상을 받았다.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2012년 시진핑 정권 치하에서 인권 운동가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딩은 2013년 중국 최고위 지도자들에게 재산 공개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는 이유로 체포돼 3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인 2019년, 딩은 '국가 권력 전복'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서 활동가들과 친목 성격의 식사 모임을 한 뒤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때는 흔했던 인권 운동가 모임도 시진핑의 강경한 통치 아래에서는 위험한 모임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운동가 딩자시가 2023년 미 국무부가 주는 인권상을 받았다. 사진 변호사들을 위한 변호사들 홈페이지 캡처

인권운동가 딩자시가 2023년 미 국무부가 주는 인권상을 받았다. 사진 변호사들을 위한 변호사들 홈페이지 캡처

딩은 당시 수사관이 열흘 동안 귀가 찢어질 듯한 음량으로 시 주석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틀어놨고, 빛을 강제로 쬐게 하는 방식으로 잠을 안 재우는 고문을 했다고 인권단체인 국제인권사회(ISHR)를 통해 증언했다. 또 '호랑이 의자'로 불리는 고문용 의자에 가죽 띠로 단단히 손과 발이 묶여 있었다고도 전했다. 이 상태로 장시간 앉아 있으면 극심한 고통으로 실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그는 산둥(山東)성에서 비밀리에 재판을 받았는데, 판결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딩자시는 '호랑이 의자'에 묶여 있었으며 수사관이 귀가 찢어질 듯한 음량으로 열흘간 시 주석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틀고 빛을 강제로 쬐게 하는 방식으로 잠을 안 재우는 고문을 했다고 증언했다. 사진 국제인권사회 홈페이지 캡처

딩자시는 '호랑이 의자'에 묶여 있었으며 수사관이 귀가 찢어질 듯한 음량으로 열흘간 시 주석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틀고 빛을 강제로 쬐게 하는 방식으로 잠을 안 재우는 고문을 했다고 증언했다. 사진 국제인권사회 홈페이지 캡처

SCMP에 따르면 그는 첫 재판 때 법원진술서에서 "의견과 목소리를 가진 시민, 끊임없는 날갯짓으로 사회 변혁이라는 바람을 일으키는 나비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

산둥성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딩자시. 딩은 수감 중 건강이 악화됐다고 한다.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산둥성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딩자시. 딩은 수감 중 건강이 악화됐다고 한다.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딩에게 상을 수여한 미 국무부는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이자 유엔 인권옹호자 선언 25주년을 맞는 해"라면서 "민주주의, 정의, 활기찬 시민 사회, 경제적 번영 등에 필수적인 인권 옹호자 지원은 미국 외교 정책에서 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이날 미 국무부는 딩 외에도 방글라데시·브라질·캄보디아·조지아·온두라스·이란·이라크·모리타니·토고에서 활동하는 인권옹호자 10명에게 상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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