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3 시리즈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수요 위축, 반도체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쌓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신형 플래그십(최상급)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를 선보였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2023’ 행사를 열고 갤럭시S23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번 언팩은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S23 시리즈 성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면서 “궁극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신형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최근 수년 새 흥행에 실패했던 갤럭시 시리즈는 이번에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전작과 비교해 화면의 크기와 무게 등은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렌즈를 감싸던 사각형 모양의 컨투어컷이 없어지면서 보다 깔끔하고 날렵한 디자인이 구현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대신 오로지 기본 퍼포먼스와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갤럭시S 시리즈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먼저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칩 대신 미국 퀄컴의 신형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갤럭시S23 시리즈 모든 모델에는 퀄컴이 갤럭시만을 위해 최적화를 적용한 최신 AP가 탑재됐다. 전작에서는 퀄컴의 칩과 삼성전자 엑시노스 칩을 같이 사용했다. 삼성은 엑시노스 적용을 2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른 고려사항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에만 집중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발열 제어를 위해 모든 모델에 냉각장치(베이퍼챔버)를 적용하는 등 차별화한 기술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날 현지 갤럭시 체험관에서는 대표적인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오랜 시간 작동시키는 모습을 공개하며 전작에서 불거졌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갤럭시S22 시리즈는 발열 문제에 따른 성능 저하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게임 등 고사양 앱 실행과 직결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전작 대비 41% 향상됐다”고 말했다.
갤럭시 S23 울트라(왼쪽부터 그린, 라벤더, 크림, 팬텀블랙)
카메라에도 힘을 줬다. 특히 갤럭시 노트를 계승한 최고가 사양인 울트라 모델에 공을 기울였다.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당시에도 뛰어난 카메라 성능에 힘입어 사전 예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울트라를 선택하기도 했다.
이번 S23 울트라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세계 최초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3’가 들어간다. 이에 따라 전작(1억800만 화소)보다 카메라 기능이 대폭 개선됐다. 촬영 환경에 따라 2억·5000만·1200만 화소로 자동 전환된다. 실제로 S23 울트라를 사용해 촬영해보니 인물과 사물은 물론 그림자, 빛 반사까지 불필요한 부분을 보다 깨끗하게 지워냈다. 밤하늘의 성운, 성단, 은하까지 촬영할 수 있는 ‘천체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배터리 역시 개선됐다. S23 울트라에는 전작과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지만 AP 개선과 최적화 작업을 통해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비율)가 좋아지면서 전작보다 20%가량 사용 시간이 길어졌다. 갤럭시S23과 플러스 모델은 전작 대비 각각 200mAh씩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국내 가격은 기본과 플러스 모델이 각각 115만5000원, 135만3000원부터 시작한다. 울트라는 159만9400원(256GB), 172만400원(512GB)이다. 회사 측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출고가가 전작보다 15만원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2 시리즈를 출시하며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색상은 팬텀 블랙과 크림, 그린, 라벤더 4가지다. 오는 1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달 7~13일 사전 판매에 들어간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