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교사·공무원 등 50만명 파업 "임금 올려달라"…2011년 이후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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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교사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일(현지시간)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1일 영국 전국교원노조가 런던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 AFP=연합뉴스

영국에서 최대 50만 명에 달하는 교사와 공무원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1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연 10%가 넘는 물가 상승률에 맞춰 임금을 올려달라는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산별 노조의 상급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는 이날 교사 약 30만 명, 120여개 정부 부처 소속 공무원 10만 명, 철도 기관사 10만 명 등이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는 약 100만 명이 참여했던 2011년 공공부문 파업 이후 최대 규모라고 TUC가 전했다.

파업의 영향으로 영국 전역의 학교 수만여곳이 대거 문을 닫았다. 영국의 최대 교사 노조인 전국교원노조(NEU)는 이날 잉글랜드와 웨일스 공립학교 2만3000곳 중 85%가 전부 혹은 일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의 공립학교 교사는 약 50만 명이고, 이들의 평균 연봉은 3만9000파운드(약 5900만원)다. 이들은 2010년 이후 실질임금이 최소 23% 삭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리 보스트 NEU 사무총장은 로이터에 "실질임금 하락으로 교직원의 퇴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전날 대규모 동시 파업으로 공공 서비스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하며, 공항 등에 군인 600명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지난 1월까지 8개월간 영국의 파업 비용이 17억 파운드(약 2조58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특히 교사 노조의 파업으로 하루 2000만 파운드(약 303억8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걸 더는 못 참겠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위험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길리언 키건 영국 교육장관은 "정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임금인상 요구에 굴복하는 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뿐"이라며 "그것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간호사, 구급대원 등이 추가 파업을 예고해놨고, 소방관들도 파업을 결의하는 등 공공부문 파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이번 파업은 수낵 총리에 부정적인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집권 보수당은 노동당보다 25%포인트 뒤처져 있다.